미국 타이어 시장, 교체용(RE) 판매 급성장
트럼프 고관세 직격탄에 한국 3사 대응 분주
현지 생산 확대·효율화·유통망 강화로 돌파

미국 타이어 시장이 다시 속도를 올리고 있다. 미국타이어제조협회(USTMA)는 올해 판매량이 3억4천20만 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록을 조금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신차용 타이어(OE) 출고량이 줄었지만, 교체용 타이어(RE)가 이를 상쇄하며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차 판매 둔화와 차량 장기 보유 경향이 겹치면서 OE 수요가 줄었지만, 오래 탄 차량의 타이어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RE 시장을 키우는 셈이다.
RE 타이어 ‘폭풍 성장’…OE는 여전히 놓을 수 없는 이유
승용차, 경트럭, 대형 트럭 모두에서 RE 판매 증가가 예상되며, 최대 440만 본이 추가로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RE 시장의 성장세가 반갑지만, OE를 완전히 접기는 어렵다. OE는 대량 공급이 가능해 안정적인 판매 기반이 되고, 일부 소비자가 교체 시 동일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OE는 개발 기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성은 RE보다 낮다. 그럼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유지하며 OE 물량을 확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 타이어 3사의 미국 시장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북미는 전체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부과한 고관세가 한국 기업들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한국타이어, 美 테네시 공장 ‘두 배 확장’…관세 압박 정면 돌파
이에 한국 기업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1위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미국 테네시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550만 개에서 1천200만 개로 늘리는 대규모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생산으로 관세 부담을 줄이고,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과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 같은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강화한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와의 OE 공급 계약을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와 교체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공장을 기반으로 생산 효율화에 집중한다. 대규모 증설 대신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조정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한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어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다. 전량 수입 구조로 관세 부담이 크지만, 현지 유통망 강화와 가격 조정으로 수익성 하락을 완화하려 한다.
RE 호황에 웃는 美 시장…한국 타이어 3사, 서로 다른 승부수

올해 미국 타이어 시장은 신차용 타이어의 부진을 교체용 타이어의 호황이 메우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들은 같은 목표를 향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자본력으로 생산 기지를 확장하는 전략도, 효율화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길도, 불리한 조건 속에서 유통과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도 모두 결과는 미지수다.
미국 시장의 활황이 기회가 될지, 관세 장벽이 발목을 잡을지는 앞으로의 행보가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