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KG모터스 미봇 출시
1인승 구성 초소형 전기차
900만 원대 파격적인 가격

“밴 뒷공간에도 쏙 들어간다”는 설명은 허풍이 아니었다. 실제로 한 일본 전기차 스타트업이 만든 ‘미봇(Mibot)’은 토요타 하이에이스 밴의 화물칸에 실리는 모습을 공개했다.
1인용 초소형 전기차 ‘미봇’은 경차보다 작고, 가방 하나 실을 공간도 마땅치 않지만, 단 900만 원이라는 가격에 벌써 2천 대 넘게 팔려나갔다.
3년 전 창립된 일본의 스타트업 회사 KG모터스가 만든 이 차량은 도시 내 이동을 위한 가장 작은 해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의 자동차, 너무 크다”…좁은 골목에서 태어난 아이디어

쿠스노키 카즈나리 KG모터스 대표는 “지금의 자동차는 불필요하게 크다”며 “일본의 좁은 도로 사정과 실제 쓰임새에 맞는 작고 실용적인 차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은 실제 제품으로 이어졌다.
미봇은 전장 2490mm로, 기존 경차보다도 작다. 최고 속도는 시속 60km,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100km다. 거창한 기능은 없다. 대신 시트로엥 아미와 유사한 1인승 구조로 출퇴근, 장보기, 동네 마실 등 단거리 이동에 최적화되어 있다.
제조사는 “이 차를 통해 도심 이동의 효율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싶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도심 내 출퇴근 차량이나 카셰어링 서비스에서 미봇 같은 초소형 전기차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싸고 작다’…그럼에도 벌써 2250대 팔린 이유

KG모터스가 미봇의 가격을 100만 엔, 한화 약 945만 원에 책정하자 소비자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출시 후 현재까지 2,250대가 팔렸으며, 이는 일본 내 토요타의 전기차 판매량보다도 많은 수치다.
지난해 기준, 토요타는 자국 내에서 단 2천 대 가량의 전기차만을 판매했다. 중국의 BYD 역시 일본 내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2,200대 수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KG모터스의 성과는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회사 측은 “2027년 3월까지 3,300대 생산분을 확보했고, 이후에는 연간 1만 대 생산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기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자 양산 전환 속도를 앞당기려는 것이다.
일본 전기차 인식 바꾸는 첫걸음이 될까

한편 일본은 그동안 전기차 확산이 더뎠다. ‘전기차는 대중화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쿠스노키 대표는 “토요타가 전기차가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며, 보수적인 시장 인식을 꼬집었다.
하지만 미봇은 그러한 통념을 흔들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기능은 빼고 꼭 필요한 사양만 담은 ‘가성비 전기차’가 오히려 시장에서 설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초소형이지만 도심과 마을에서 실용성을 강조한 이 차량은 일본 내 전기차 대중화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단지 싸고 작기만 한 차가 아니라, 새로운 ‘자동차의 정의’를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이끄는 조용한 혁명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