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때랑 똑같네” 한숨 쉬던 서민들 ‘우르르’ 몰리더니, 1만대 ‘싹쓸이’

7월 중고차 거래 감소 속 경차만 독주
모닝·스파크·레이, 불황기 1~3위 석권
전기차 급성장에도 ‘가성비 왕좌’는 경차
중고차 경차 판매량 독주
출처 : 연합뉴스

고물가·고금리에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중고차 시장마저 위축된 가운데, 경차만은 홀로 뜨거웠다.

지난 7월,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 기아 레이가 나란히 중고차 실거래 순위 1위부터 3위까지 휩쓸며 불황기에 강한 전통적 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경기 침체에도 끄떡없는 ‘서민의 발’…중고차 시장 휩쓰는 경차

지난 7월 한 달간 거래된 중고차는 총 20만 9103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1.8% 감소하며 시장의 전반적인 역성장 기류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전기차가 전년 대비 51.1% 급증하는 등 친환경차의 가파른 성장세 또한 시장의 주요 변화로 자리 잡았다.

중고차 경차 판매량 독주
출처 : 연합뉴스

경차의 인기는 비단 어제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IMF 외환위기 당시 ‘국민차’로 불린 티코와 마티즈가 그랬듯, 경제가 어려울수록 유지비 부담이 적은 경차를 찾는 소비 심리는 역사적으로 반복돼 왔다.

현재의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라는 ‘3고(高)’ 복합 위기 상황이 경차의 가치를 다시금 소환한 셈이다.

경차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금의 시장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취득세 감면과 연간 10만 원대의 저렴한 자동차세, 연 최대 30만 원의 유류세 환급,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 각종 경제적 혜택은 다른 차종이 따라오기 힘든 강력한 유인책이다.

중고차 경차 판매량 독주
출처 : 연합뉴스

실용성 역시 경차의 핵심 경쟁력이다. 좁은 골목과 주차난이 일상인 도심 주행 환경에서 작은 차체는 그 자체로 장점이다.

운전이 미숙한 초보 운전자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특히 기아 레이와 같은 박스형 모델은 높은 공간 활용도를 무기로 차박이나 소규모 자영업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

짧은 주행·깔끔한 관리…첫 차로 경차가 사랑받는 이유

중고차 시장의 특성도 경차의 인기를 뒷받침한다. 주로 단거리 운행이나 세컨드카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연식 대비 주행거리가 짧고 관리 상태가 양호한 매물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에 ‘상태 좋은 차’를 구매하려는 사회초년생이나 생애 첫 차 구매자에게 더없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중고차 경차 판매량 독주
출처 : 연합뉴스

결국 7월 중고차 시장은 친환경차의 부상이라는 미래 지향적 변화와 불황기 서민들의 합리적 선택인 경차의 귀환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가성비’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지닌 경차의 왕좌는 당분간 굳건히 유지될 전망이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