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마저 당했나? “3년간 감쪽같이 속았다” …전투기 열어보니 ‘깜짝’

러시아 전투기에 서방 부품 사용
중국 등 활용한 제재망 우회 전략
국제 제재 효용성 논란 뜨거워
전투기
킨잘 미사일을 장착한 러시아 전투기 / 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가 미사일과 드론 등을 700발 이상 동원하여 공습을 개시한 가운데 러시아제 전투기에 서방의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등장했다.

국제인권파트너십 등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에 사용되는 전자 부품 중 90% 이상이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제작된 부품이었다.

이로써 러시아가 국제 사회의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는 것이 또 한 번 드러났다.

전자 부품 서방 의존도 9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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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잘 미사일을 장착한 러시아 전투기 / 출처 : 연합뉴스

국제인권파트너십과 독립반부패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 Su-34와 Su-35S의 전자 부품은 거의 모두 제재 참여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진은 Su-34 전투기 전자 부품 1,119개 중 1,115개를 추적하였으며 충격적이게도 부품의 68%가 미국에서, 16.2%가 일본에서 제작되었다.

뒤이어 유럽 연합이 7%, 스위스가 4.4%, 대만이 3.1%를 차지했고 한국도 0.9%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Su-35S 전투기의 부품 구성도 거의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

Su-35
Su-35 / 출처 : 연합뉴스

이는 러시아가 전투기의 전자 장비 제조를 외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동시에 러시아가 국제 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 등 거쳐 제재망 뚫고 들어와

Su-35
Su-35 /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이런 첨단 부품들이 어떻게 러시아에 도달하는지였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엄격한 제재가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항해와 통신, 표적 지정 시스템에 필수적인 부품들은 복잡한 우회 경로를 통해 러시아에 들어가고 있었다.

러시아가 해외 부품을 들여오는 공급망에는 중국, 홍콩, 터키, 아랍에미리트는 물론 일부 유럽 연합 회원국에 위치한 중개업체와 위장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세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약 8억 5,600만 달러 상당의 우선 마이크로 전자 제품이 18만 건 이상 러시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러시아 기업들은 추적하기 어려운 해외 기관을 통해 거래를 진행함으로써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공개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국제 제재의 효용성 논란 재발

Su-35 전투기
Su-35 전투기 / 출처 : 연합뉴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들은 러시아의 이러한 기술적 의존성과 국제 제재의 효용성 논란은 추상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Su-34와 Su-35 등은 러시아가 민간 목표물에 UMPB D30-SN 유도 폭탄과 같은 고정밀 무기를 투하하는 데 사용하는 주요 플랫폼이다.

실제로 2024년 5월 25일 하르키우의 에피센터 대형 마트 폭격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당시 Su-34 전투기가 유도 폭탄 두 발을 투하해 민간인 19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부상을 당했다.

결국 이번 조사 결과로 국제 제재에 상당한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지난 3년간 ‘사상 최대’ 제재를 가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서방 기술로 만든 전투기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상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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