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여파로 전투기 도입 지연
미군 공습에도 공군 출격 불가
중국산 전투기 400대 도입 검토

이스라엘, 미국의 공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이란이 중국과 손잡고 공군 전력 재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란은 러시아의 Su-35 전투기를 도입하여 공군 현대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러시아가 전쟁 여파로 인해 무기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극소수의 Su-35만을 도입한 상태이다.
결국 구형 전투기로 인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이란은 중국의 J-10C 전투기 400대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이란 공군

이스라엘과의 최근 충돌은 이란 공군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미군 항공기 100여 대가 이란 상공에 진입했지만 이란 전투기는 단 한 대도 요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이란의 가용 전투기는 약 150대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1970년대 구입한 미국산 노후 기종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작전 준비 태세다.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 제재로 정품 부품 조달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다른 기체를 뜯어 부품을 구하는 실정이다.
이란 공군 항공기의 50~60%만 비행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예비 부품 공급원으로 보관되어 있다.

이란 전투기 조종사들의 연간 평균 비행시간은 100시간에 불과하다. 이는 250시간 이상을 기록하는 나토나 이스라엘 조종사들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또한 대부분 항공기가 1970~80년대식 레이더 시스템을 사용해 현대전에서 요구되는 상황 인식 능력이 크게 떨어지며 공중 조기 경보 통제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적기 탐지와 대응 시간이 극도로 제한적이다.
러시아의 약속, 4대만 지켜져

여기에 이란이 공군력 현대화를 위해 도입하려던 러시아 전투기는 제때 전력화되지 못했다. 과거 이란은 러시아와 최신형 Su-35 전투기 5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4.5세대 다목적 전투기로 분류되는 Su-35는 이란이 간절히 원하던 현대식 전투기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무기 생산 능력이 전쟁터에 모두 투입되면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란이 받은 Su-35는 고작 4대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입장에서는 믿었던 파트너에게 배신당한 셈이다. 50대 중 4대만 받은 상황에서 나머지 46대의 인도 시기는 불투명하다.
이러한 이유로 공군력 강화가 늦어진 이란은 이스라엘의 초기 공습 단계부터 제공권을 완전히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중국과의 재협상으로 공군력 재건 시도

이란과 중국의 전투기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양국은 J-10C 최대 150대 구매 계약을 맺었지만 결제 방식을 두고 이견이 생겨 무산됐다.
당시 외화 부족과 유엔 무기 금수 조치에 시달리던 이란이 석유나 천연가스를 통한 물물교환을 제안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2020년 이란의 무기 금수령이 해제된 후에도 같은 문제로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충돌에서 제공권을 완전히 내준 뒤 공군력 보강이 절실해진 상태다.
중국의 J-10C는 국유기업 중국 항공공업 그룹이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다. 중국은 이 기종이 체계적 협동작전, 시계 밖 거리 다중 표적 공격, 다중 모드 지상 정밀 타격 등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랑한다.
특히 파키스탄이 지난달 자국군 J-10CE가 인도군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한 이후 중국은 J-10C의 수출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