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보다 더한 곳이?”…아예 차원이 다른 ‘신세계’ 열렸다, 중장년층도 ‘난리’

약도 마트처럼 고른다, 창고형 약국 등장
다이소 영양제도 인기…가성비 소비 확산
편해진 선택 뒤, 약국의 역할은 어디로?
창고형 약국 등장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진작 이런 데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최근 성남의 창고형 약국을 다녀온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카트를 밀며 약을 고르는 새로운 경험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존 약국에서는 약사의 설명을 들으며 한두 가지 제품만 받아들 수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효능과 가격을 직접 비교하며 원하는 약을 스스로 고를 수 있었다.

김씨는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 싸게 팔길래 가끔 사 먹었는데, 약도 이렇게 고를 수 있으니까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진 기분”이라며 “이제 약국도 쇼핑하듯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신선했다”고 말했다.

편안한 소비 vs 불안한 약사…엇갈리는 창고형 약국 시선

창고형 약국 등장
출처 : 연합뉴스

최근 경기 성남에 ‘창고형 약국’이 등장했다. 외관은 대형마트처럼 넓고, 매대에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까지 정리되어 있다.

고객들은 카트를 끌며 원하는 약을 스스로 고르고, 약사는 매장을 돌아다니며 복약 상담을 제공한다.

기존의 ‘약사에게 약을 처방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약국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필요한 제품을 고르는 형태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국내 약국 문화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약사 업계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창고형 약국 등장
출처 : 연합뉴스

소비자가 의약품을 직접 고를 경우 복약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과잉 구매와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또,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기존 동네 약국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다르다. 특히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챙겨 먹는 중장년층에게는, 가격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대체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약도 쇼핑하듯’…다이소~창고형 약국, 달라진 소비자의 선택

이런 흐름은 약국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생활밀착형 유통 채널인 다이소에서도 비슷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 바 있다.

창고형 약국 등장
출처 : 연합뉴스

최근 몇 달 사이, 다이소는 종근당건강과 대웅제약 등 주요 제약사의 건강기능식품을 소포장해 선보이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점은 가격이다. 일반 약국이나 온라인몰보다 훨씬 저렴한 5천 원 이하의 제품들이 주를 이뤄,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영양제’로 입소문을 탔다.

이 두 현상이 말해주는 건 명확하다. 소비자는 이제 ‘약을 사는 행위’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제품을 직접 선택하고 비교하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창고형 약국과 다이소의 건강기능식품 판매는 약품 소비를 익숙한 쇼핑 경험으로 바꾸고 있다. 이런 변화는 약국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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