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우크라 “더는 못 참아” …11만 공세 앞 꺼내든 ‘마지막 전략’ 뭐길래?

공세 강화를 위해 11만 병력 집결
비인도적 무기 협약 포기한 우크라
지뢰, 집속탄 금지 탈퇴 도미노 현상
러우 전쟁
출처 : 연합뉴스

연일 거세지는 러시아군의 공세에 우크라이나가 대인지뢰금지협약 탈퇴라는 칼을 뽑아 들었다.

지뢰는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적인 피해를 입혀 비인도적인 무기의 대표 명사로 불린다. 이로 인해 국제 사회는 지뢰 사용을 금지하는 협약을 만들었으며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다수의 동유럽 국가들은 해당 협약에 가입되어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군사적 위협이 증대되자 우크라이나는 해당 협약 탈퇴를 선언했으며 비슷한 안보 위기를 겪는 동유럽 국가들도 각종 협약을 탈퇴하면서 군사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휴전 압박 속에서도 11만 병력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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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휴전 압박에도 불구하고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확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27일 러시아가 동부 병참 거점인 포크로우스크 인근에 11만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밝혔다.

포크로우스크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철도와 도로가 교차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군수물자와 병력을 조달하는 거점이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부터 이 지역에 공세를 퍼부어왔지만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러시아 제재까지 거론하며 휴전을 압박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협상을 무산시키고 있으며 동시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점령지를 늘리기 위해 공세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비인도적 무기 협약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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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세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마침내 인도적 원칙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9일 대인지뢰금지협약 탈퇴를 추진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우크라이나 의회 비준과 유엔 통보를 거쳐 정식 효력을 갖게 될 예정이다.

대인지뢰는 사람이 밟으면 폭발하는 무기로 발목이나 무릎을 절단하거나 목숨을 앗아간다. 또한 전쟁이 끝난 뒤에도 민간인에게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어 대표적인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국제 사회는 1997년 대인지뢰금지협약을 체결해 사용, 비축, 생산, 이전을 금지했다. 지난해 기준 164개국이 가입했지만 미국, 한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 군사 강국들은 비가입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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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출처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 침공에 직면한 상황에서 자국민 안전과 국가 방어를 절대적 우선순위로 둘 수밖에 없다”고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로만 코스텐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러시아는 우리 군과 민간인을 상대로 대규모로 지뢰를 사용하고 있다. 적은 아무 제약 없이 행동하는데 우리가 구속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핀란드·발트 3국도 줄줄이 탈퇴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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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출처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협약 탈퇴는 동유럽 전체에 번지고 있는 도미노 현상의 일부다. 앞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SNS를 통해 대인지뢰금지협약 탈퇴 준비를 발표했다. 러시아와 1340km 국경을 마주한 핀란드로서는 안보상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도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협약 탈퇴를 공동 발표했다. 심지어 리투아니아는 대인지뢰금지협약 이외에도 집속탄 금지 협약마저 탈퇴하며 군사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국가는 모두 러시아의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발트 3국은 러시아 본토와 칼리닌그라드 사이에 끼어 있어 유사시 침공 우려를 안고 있다.

결국 이들 국가들의 협약 탈퇴는 안보 우려가 인도적 가치보다 우선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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