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경제기여액 1위
전방위 기여…고용·세금·수출 ‘톱’
자동차 산업, 반도체도 제쳐

대한민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그룹은 다름 아닌 현대차그룹이었다.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건설, 물류, 철강 등 전후방 산업을 아우르며 현대차그룹은 눈에 띄는 수치를 만들어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4년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9개 계열사)은 지난해보다 6.1% 증가한 359조4384억원의 경제기여액을 기록했다. 이는 다른 주요 그룹들을 압도하는 수치였다.
경제기여액은 임직원 급여, 협력사 지급 대금, 법인세, 배당금, 기부금 등 기업이 직접적으로 사회에 끼친 경제적 영향의 총합이다.
현대차그룹 압도적 1위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은 A그룹(247조원), B그룹(190조원), C그룹(145조원)을 크게 웃돌며 국내 그룹 가운데 단연 1위에 올랐다. 전체 경제기여액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22.3%로,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협력사에 지급한 금액이 306조6295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임직원 급여 34조595억원, 정부 납부 법인세 9조2613억원, 주주 배당금 7조5808억원, 채권자 이자 1조5994억원, 사회 기부금 3078억원 순이었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차(115조원), 기아(86조원), 현대모비스(52조원), 현대건설(30조원), 현대글로비스(25조원), 현대제철(15조원), 현대엔지니어링,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등이 고르게 기여했다.

재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건설처럼 연관 산업의 파급력이 큰 구조를 갖춘 데다, 최근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 환원 정책도 강화한 것이 이번 성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전기차·물류거점까지…투자도 전방위

현대차그룹은 국내 성장 기반을 넓히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광명에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인 ‘이보 플랜트’를 세운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엔 화성 이보 플랜트까지 가동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울산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으며, 현대모비스는 970억원을 들여 경북 경주에 통합물류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사후관리 부품을 전국에 공급하는 핵심 허브로 기능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생산과 물류 인프라를 직접 확충하는 모습은 단순한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산업 생태계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시도이자, 지방경제를 살리는 역할도 한다는 평가다.
‘K-자동차’, 반도체 넘은 수출 효자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차량을 생산해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 만큼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산업의 수출로 인한 생산 유발액은 2365억달러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3.8%에서 2023년에는 18.2%까지 올랐다.
‘K-자동차’는 무역흑자 규모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자동차와 부품 수출로 벌어들인 흑자는 727억달러에 달했고, 수출액 대비 무역흑자 비중은 78%로 반도체(49%), 일반기계(40%)를 크게 넘어섰다.
국가 간 대결로 번지는 자동차 산업

한편 고용 창출 효과도 막대하다. 자동차 산업 관련 직접·간접 고용 인원은 약 150만명으로, 철강(41만명), 반도체(28만명)을 월등히 앞섰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6091만원으로, 국내 제조업 평균보다 700만원 이상 높았다.
여기에 지역 경제와의 연결성도 주목할 만하다. 자동차 산업은 동남권(35%), 수도권(29%), 충청권(16%), 호남권(11%), 대구·경북권(9%) 등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는 반면, 반도체와 조선 산업은 특정 권역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단순한 민간기업 간 경쟁을 넘어, 이제는 국가 간 대결의 무대로 옮겨가고 있다”며 “우리 자동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