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비행의 묘미인 술 한 잔,
알고 보니 심장에는 적신호?!
“와인 하시겠습니까?”
비행기의 좌석과 좌석 사이를 지나다니며 상냥한 목소리로 묻는 승무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장거리로 이동해야 하는 비행의 경우 기내식을 먹은 뒤 수면을 돕기 위해 와인 한 잔을 곁들이는 탑승객들 또한 많다.
그렇다면 기내에서 술은 얼마나 마시는 것이 적당한지, 혹시 하늘 위에서 술을 마시는 게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하늘에서는 더 빨리 취하는 데다가 심장에도 안 좋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술은 원칙적으로는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는 3잔 정도의 술을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다.
만일 승객이 3잔 이상의 술을 요구할 경우 승무원들은 그를 예의 주시하거나 절주를 제안하기도 한다.
연달아 3잔을 마시지 않고 시간을 두고 마시는 경우에는 3잔 이상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혈색과 행동 등을 파악한 뒤 음주를 제지할 수 있다.
이는 당연하게도 기내에서 취객이 난동을 부릴 경우를 대비한 조치이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비행기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심장에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독일 항공우주센터 연구팀은 최근 항공기 내부에서의 알코올 섭취와 수면이 저산소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와 섭취하지 않은 경우를 구분해 피실험자 4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은 경우의 혈중 산소포화도와 분당 평균 심박수가 훨씬 안정적이었다.
특히 항공기 내부 기압에서는 심박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항공기에서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계에 부담이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이 결론이다.
연구팀의 관계자는 “이 연구를 통해 장거리 비행이 잦거나 지병을 가진 사람의 항공기 내 음주가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상에서 술을 마신 경우보다 기내에서 술에 더 빨리 취할 수 있다는 과학적 데이터도 존재한다.
고산지대와 흡사한 기내에서는 두통과 어지럼증, 피로 등이 빠르게 발생할 수 있는 데다가 뇌 활동 역시 느려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고산지대에서는 술을 마실 경우 고산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육군성에서는 고도가 높은 곳에서의 음주를 피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평소 주량대로 마셨음에도 기내에서는 나타나는 반응이 다를 수 있으니 음주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만일 과도한 음주로 인해 기내에서 위험한 행위를 할 경우 징역 3년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다.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해외 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 음주로 인한 위해행위는 테러에 준하는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미국 항공기에서 음주 난동을 피운 한국인 승객은 6개월 징역에 2억 원의 배상 명령을 내린 바 있으니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