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약점을 찔렀네”… 中 결정타에 한국마저 ‘노심초사’

미중 무역 전쟁 핵심 쟁점은
농산물 중 최대 수출 품목인
미국산 대두에 대한 보복 관세

반도체와 희토류 다툼을 넘어 미·중 무역 전쟁에 뜻밖의 새 전선이 등장했다.

지난 5월 이후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경제적 적대 행위”로 규정하며 식용유 등 추가 교역 품목 단절까지 거론하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미중 갈등의 예상 밖 ‘대두’ 전선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조치는 미국 농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대두는 미국에서 단위 면적당 순이익이 밀의 다섯 배에 달하는 ‘돈이 되는 작물’이자, 주요 생산지인 미 중서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크다.

하지만 중국의 보복 관세로 인해 미국의 올해 대중국 대두 수출 누적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고, 대두 가격은 폭락했다.

중국은 지난 5월 이후 미국산 대두 주문을 끊었으며, 심지어 수확기인 지난달에도 단 한 건의 구매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중국에게도 대두는 전 세계 돼지고기 생산 및 소비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돼지 사료의 핵심 원료이며, 식용유의 주요 원천이기에 필수적인 품목이다.

중국, 식용유 거래 단절까지 위협하는 트럼프

중국은 트럼프 집권 1기 무역 전쟁 이후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늘리며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미·중 무역 전쟁 이전인 2016년 39.4%였던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비율은 지난해 21.07%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적 수입 감소에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력한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중국이 고의로 미국산 대두를 사지 않아 우리 농가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 적대 행위”라고 믿는다고 밝히며, 보복 조치로 식용유를 포함한 다른 교역 품목에 대한 중국과의 사업 관계 단절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앞서 예고했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선 대중 100% 추가 관세 부과 예고에 이은 추가적인 압박 카드다.

미중 양국은 11월 1일 관세 부과 시점 전까지 대화를 통한 해결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 한국 식품·사료 산업 긴장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은 미국과 중국을 넘어 한국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브라질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면서 대두의 글로벌 공급 환경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식품, 사료, 에너지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한국은 미국과 브라질산 대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수입 다변화로 인해 타국에서 대두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 수입 단가 상승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대두는 두유, 된장, 두부, 식용유 등 주요 식품과 사료의 원료로 사용되기에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확실성은 관련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심화시키는 불안 요인이다.

이와 관련해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대두 싸움은 중국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양국 모두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 이익을 기대하며 일부 투자자들이 대두와 식용유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양상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