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환지원금’, 내연차 팔고 전기차 사면 100만원 추가 지원
“삼촌-조카는 가능”… 가족 간 거래 악용해 보조금만 챙기는 허점
‘폐차’ 아닌 ‘판매’도 허용… 실질적 내연차 감축 효과에 의문 제기

“전기차로 바꾸려던 참에 정부가 지원금을 더 챙겨준다니 좋죠.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니 가족끼리 차를 넘겨주고 보조금만 타 먹는 ‘꼼수’가 가능해 보여서, 정직하게 차를 바꾸려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입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전기차 추가 보조금 정책에 대한 한 예비 구매자의 말이다.
정부가 친환경차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환지원금’이라는 새로운 혜택을 내걸었지만, 발표와 동시에 제도의 허점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며 운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뜨겁다.
내연차 팔면 100만원…’전환지원금’ 뭐길래?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안의 핵심은 ‘전환지원금’ 신설이다. 3년 이상 소유한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차를 팔거나 폐차한 뒤 전기 승용차를 구매하면, 기존 보조금에 더해 최대 1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내용이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고 내연차의 친환경차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긍정적인 취지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지원금 지급 조건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가족찬스’ 악용 논란…삼촌이 조카에게 팔아도 지원금?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지원금 지급 제외 대상이다. 정부는 부부, 부모-자식 등 직계존비속 간의 거래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삼촌·이모·고모와 조카 사이, 즉 방계 혈족 간의 거래는 막지 않았다. 삼촌이 타던 내연차를 조카에게 명의 이전(판매)만 하고, 본인은 새 전기차를 구매하며 전환지원금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한 가족 내에서 차량 대수는 줄지 않고, 보조금만 편법으로 챙기는 ‘가족찬스’가 가능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직계존비속이 아니면 가족관계증명서 등으로 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워 행정비용을 고려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책의 공정성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차 대수만 늘리나…’폐차’ 아닌 ‘판매’의 역설
내연차를 ‘폐차’할 때만이 아니라, 중고차로 ‘판매’할 때도 지원금을 주는 것 역시 문제로 거론된다. 이 경우 도로 위를 달리는 내연기관차는 당장 줄어들지 않고, 가구의 전체 차량 대수만 늘어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내 승용차 수명이 15년이 넘는 상황에서, 3년밖에 안 된 멀쩡한 차를 팔고 새 차를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과연 친환경 정책의 본질에 맞느냐는 지적이다.
정부는 중고 내연차가 시장에 풀리면 그만큼 신차 판매가 줄어 궁극적으로 내연차 감축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지만, 당장의 ‘보조금 빼먹기’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결국 정부의 선의와 달리, 허술한 설계가 운전자들의 불신을 자초한 셈이다. 좋은 취지의 정책이 ‘눈먼 돈’으로 취급되지 않도록 세밀한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