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우린 모르겠는데”…한국 도로 쫙 깔린 ‘SUV’의 비결

대형 SUV 열풍, 불황도 뚫고 질주 중
하이브리드 팰리세이드, 출시 4달 만에 1위
차는 이동수단 아닌 ‘생활 공간’이 됐다
대형 SUV 열풍
출처: 현대자동차

경기가 어려워지면 작고 저렴한 차가 잘 팔린다는 상식이 깨지고 있다.

오히려 크고 넓은 SUV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좁은 도심 주차 공간과 높은 유가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다퉈 대형 SUV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프리미엄·하이브리드 총출동…’큰 차’ 전쟁 시작됐다

올해 1~4월 준대형급 이상 SUV 판매량이 3만 6천 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이상 증가한 수치로,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는다.

대형 SUV 열풍
출처: 연합뉴스

이 열풍의 중심에는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있다. 6년 만에 완전 변신한 3세대 모델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새로 탑재했다.

기존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해 연비를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인 것이다. 출시 4개월 만에 1만 6천 대가 팔리며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제네시스 GV80도 1만 대 이상 판매되며 프리미엄 SUV 시장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아이오닉 9 같은 전기 동력 대형 SUV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누리고 있다.

불황에도 커진다, 수입 대형 SUV의 반전 질주

흥미롭게도 이런 현상은 수입차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대형 SUV 열풍
출처: 연합뉴스

포드 익스플로러는 부분 변경 모델 출시 후 판매량이 절반 이상 급증했다. 폭스바겐은 아틀라스라는 대형 SUV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물량 공개와 동시에 3개월 치 예약을 완판시켰다.

랜드로버는 SUV 중심 전략으로 전년 대비 30% 넘는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를 ‘불황의 역설’이라 명명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크고 편안한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 행동을 가리키는 용어다. 특히 캠핑과 차박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런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연비 걱정도, 거부감도 없다…대형 SUV는 진화 중

이젠 자동차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했다. 과거에는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일상생활의 연장 공간으로 여겨진다.

대형 SUV 열풍
출처: 연합뉴스

기술 발전도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형 SUV의 연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첨단 안전 기술과 편의 사양이 대폭 늘어나면서, 큰 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사라지고 있다.

대형 SUV 열풍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새로운 자동차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변화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어떤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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