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거물의 경고가 금융시장 긴장시켜
무역전쟁, 1930년대 독일 상황과 비슷…역사의 교훈 주목
과거 금융위기 정확히 예측했던 달리오의 경고에 세계 촉각

“1930년대 독일에서 부채 상각, 관세 인상, 국내 기반 구축이 있었다. 이것이 국가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군국주의로 이어졌다.”
한 때 세계 경제 대폭락을 정확히 예측했던 금융계 거물의 입에서 나온 섬뜩한 경고가 세계 경제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 레이 달리오가 최근 글로벌 무역전쟁을 1930년대 독일 상황에 비유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2008년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예측했던 그의 발언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현 무역전쟁과 1930년대 독일의 유사성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달리오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CNBC 콘퍼런스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역사적 패턴의 연장 선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관세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경우 세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질문에 역사적 교훈을 들어 설명했다.
달리오는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상황은 과거 패턴의 연장선에 있다. 나는 과거 교훈을 통해 이런 정책들이 결국 모든 것의 대립, 모든 것들의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경고했다.

1930년대 당시 독일은 대공황의 여파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다. 실업률이 급증하고 물가가 폭등했으며,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강화로 독일의 수출은 급감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결국 나치가 정권을 잡게 됐다.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나치로: 경제 위기가 불러온 정치적 변화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1919-1933년)에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 후 배상금 지불을 위해 화폐를 대량 발행했고, 이는 초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1923년까지 1달러가 1조 마르크에 해당할 정도로 화폐 가치가 폭락했으며, 중산층은 거의 모든 저축을 잃었다. 여기에 1929년 월스트리트 증시 붕괴로 시작된 대공황은 독일 경제에 치명타를 입혔다.
미국의 대출 중단으로 독일 산업은 붕괴했고, 1933년까지 실업자 수는 약 600만 명에 달했다. 이러한 경제적 불안정은 결국 나치당 부상의 토대가 됐다.

나치 집권 후인 1933년부터 1938년까지 독일의 GNP는 연평균 9%씩 증가했고 실업률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이는 군사 확장을 통한 경제 회복이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정치적 중립” 강조한 달리오, 미래에 대한 경고와 기회 제시

달리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과거의 교훈을 전달하려는 것뿐, 선택은 다른 이들의 몫이다. 나는 이념론자가 아니다”라며 자신이 정치적으로 중립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관세가 국가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꼭 군사적 대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달리오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중국 상황을 보라. 갈등이 일어날 것이고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그는 중립을 유지하는 국가들에게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싱가포르처럼 중립을 지키며 사람과 자본의 흐름을 활용한다면 잠재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내가 우려하는 방향으로 무역전쟁이 전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휘말리지 않는 다른 세계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008년 금융 위기를 성공적으로 예측했던 달리오의 이번 발언은 그의 역사적 지식과 체계적 분석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는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이끌며 역사적 데이터와 경제적 패턴을 분석해 위기의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