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 만에 세종시 전세수급지수 100 돌파
공급 감소와 매매가 상승에 전세값도 올라
집주인 시장으로 급격한 변화에 분위기 반전

“전 재산을 날릴 지경”이라며 절망에 빠졌던 세종시 아파트 소유자들의 한숨이 환호로 바뀌고 있다.
최근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집주인 우위의 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되며, 2021년 말부터 이어진 암흑기에 종지부를 찍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세종시 전세수급지수는 102.1을 기록하며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선을 넘어섰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초과한다는 것은 세입자보다 집주인에게 유리한 시장이 형성됐다는 의미다.

급격히 바뀐 시장 판도, 매물은 줄고 가격은 상승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세종시 아파트 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거래 절벽’ 현상이 심각했다.
2020년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45%까지 치솟았던 아파트 가격은 2021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며 일부 인기 단지는 고점 대비 50%까지 폭락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의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전세 물량은 5월 13일 기준 1,039건으로, 한 달 전보다 100여 건이 줄었다. 올해 초 1,608건과 비교하면 무려 35%나 감소한 수치다.

매물이 급감하자 자연스럽게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의 전세가격지수는 4월 둘째 주 0.05% 오르며 반등한 후, 셋째 주 0.03%, 넷째 주 0.12%, 5월 첫째 주 0.14%로 상승폭을 점차 키워가고 있다.
특히 주거 환경이 우수한 고운동과 도담동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반등 원인은 공급 감소와 매매가 상승의 시너지

전문가들은 세종시 전세 시장의 반등이 공급 감소와 최근의 매매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갭투자자는 전세금을 더 높게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매매가 늘어나면 전셋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종시의 주택 공급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아실 자료에 의하면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1,035가구로, 적정 수요(1,959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공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무원 수요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되는 데다, 최근 몇 년간 세종시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대전이나 청주 등 주변 지역에서 인구가 유입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고점 매수 집주인들, 희망의 빛 보이나
“집값이 반토막 났다”, “전 재산을 다 날릴 판”이라며 고통을 호소하던 세종시 집주인들에게 최근의 반등은 작은 희망이 되고 있다.
특히 2020년 고점에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그동안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2020년 14억 원에 거래되던 아파트가 2025년 초 6억 원대로 추락한 사례도 있었다. 분양권 프리미엄을 주고 매수한 집주인들은 매매가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충격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2025년부터 신규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호재가 맞물리면서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점진적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단기간에 고점을 회복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감은 줄어들고 있다.
세종시의 한 40대 집주인은 “집을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아 절망했는데, 최근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조금씩 오르면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란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최소한 하락세는 멈춘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절망의 터널을 지나 희망의 빛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점대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