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다 죽는다” 고개 숙이더니… 뒤통수 맞은 관광객들 ‘부글부글’

바가지요금 민원 감소 노력에도
축제장 부실 음식으로 논란 재점화
위생·서비스 개선은 여전히 과제

제주 관광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바가지요금 논란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관광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최근 지역 축제장에서 부실한 음식이 판매되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제주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을 추진해 왔지만, 축제장 음식의 품질 문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거지며 ‘제주도 관광 품질 개선’이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가지요금 민원 33% 급감하며 시장 활기

제주 관광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기를 벗어나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2월 -20.7%에서 7월 -0.9%까지 줄어들어 하반기 증가세 전환 가능성을 높였다.

제주도 관광협회는 8월 광복절 연휴 기간(13일부터 16일까지)에 예상치보다 많은 18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회복세의 배경에는 고질적인 바가지요금 문제 해결 노력이 있었다.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올해 상반기 민원 건수는 287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430건 대비 33% 감소했다.

특히 해수욕장 관련 민원이 73% 급감했다. 제주도와 민간이 공동으로 ‘가성비 높은 제주 관광’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해수욕장 파라솔 및 평상 요금 동결 등 가격 안정화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축제장 ‘부실 김밥’ 논란에 고개 숙인 제주

하지만 바가지요금 민원이 감소하며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지난 10일부터 열린 제64회 탐라문화제에서 일부 부실한 음식이 판매돼 논란이 재점화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시 A마을 부녀회가 한 줄에 4천 원에 판매한 김밥 사진이 게시되었는데, 김과 밥 외 내용물이 단무지, 계란지단, 당근 몇 조각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김과 밥밖에 없다”, “쌀은 아끼지 않았구나”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14일 해당 게시물 속 김밥이 부실하게 판매된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다만 해당 부녀회가 상인처럼 큰 이익을 목표로 장사를 한 것이 아니며, 전통문화축제에서 향토음식점을 운영해야 한다는 주최 측의 요구 때문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밥 외 몸국 1만 원, 파전 1만 원, 멸치국수 7천 원, 소주 4천 원 등 다른 대부분의 음식은 적정 가격에 판매되었다고 덧붙였다.

위생·서비스 개선, 지속 가능한 관광의 열쇠

그러나 바가지요금 문제 외에도 위생과 서비스 품질에 대한 관광객들의 불만은 여전히 남아 있다.

7월에서 8월 휴가철 제주도 누리집 민원 게시판에는 파라솔 비용 초과 징수, 비양도 대합실 화장실의 불량한 위생 상태, 호텔 객실 및 버스 에어컨 청결 문제 등 다양한 불편 사항이 접수됐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1인 식사 거부, 다자녀 가구 혜택 적용의 융통성 부족, 성수기 공항버스 배차 부족 등 개선이 시급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지난 3월 벚꽃축제에서 순대볶음 2만 5천 원 바가지요금 논란 이후 ‘지역축제 바가지요금 관련 관리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시장의 반등 토대를 만들었으니, 이제는 성장 흐름을 정교하게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안착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