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슈어테크 ‘레모네이드’, 테슬라 FSD 사용 시 보험료 최대 50% 할인
“AI는 졸지 않는다”… 510만 마일 데이터 기반 ‘자율주행 보험’ 출시
韓은 티맵 ‘안전운전 점수’ 할인 수준… 제도·기술 한계로 도입엔 시간 필요

“사람보다 AI가 안전하다면, 보험료도 AI가 운전할 때 더 싸야 하지 않을까요?”
미국에서 이 단순하고도 도발적인 질문이 현실이 됐다. 테슬라의 주행 보조 시스템인 ‘FSD(Full Self-Driving, 완전자율주행)’를 켜고 주행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상품이 등장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한 외신 등에 따르면, 디지털 보험사 ‘레모네이드(Lemonade)’는 이번 달부터 애리조나주에서 테슬라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보험 상품 ‘레모네이드 오토노머스 카’를 출시했다.
핵심은 FSD 사용 빈도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50%까지 낮춰준다는 점이다.
“AI는 360도 보고, 절대 졸지 않는다”

보험료 인하의 근거는 데이터다. 테슬라 측이 제시한 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FSD를 사용한 테슬라 차량은 평균 510만 마일(약 820만 km)을 주행할 때마다 한 번 사고가 났다.
반면 미국 전체 자동차 평균 사고 간격은 69만 9천 마일(약 112만 km)에 불과하다. 수치상으로 FSD가 일반 운전자보다 약 7배 이상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이 보험은 테슬라 차량의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FSD가 켜져 있는 주행 거리에는 획기적으로 낮은 요율을 적용하는 ‘주행 거리 비례(Pay-per-mile)’ 방식을 채택했다.
한국 도입 가능성? “기대감은 높지만…”
이 소식을 접한 국내 테슬라 오너들과 업계의 관심은 “과연 한국에서도 가능할까?”에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술적·제도적 기반은 마련되고 있으나 ‘반값 할인’ 수준의 파격 혜택이 도입되기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현재 한국에도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손보사들이 현대차 블루링크나 티맵(T-map)의 ‘안전운전 점수’를 활용해 보험료를 10~15%가량 할인해 주는 특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급가속·급감속 여부를 따지는 수준일 뿐, ‘자율주행 기능 활성화 여부’를 실시간으로 보험료에 반영하지는 못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 테슬라 FSD의 기능 한계다. 미국은 신호등 인식·시내 자율주행이 포함된 ‘FSD(Supervised)’가 상용화됐지만, 한국은 지도 데이터 반출 이슈와 규제 탓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NOA)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고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만큼의 데이터가 국내 도로 환경에서 입증되지 않은 셈이다. 또한 미국의 레모네이드 상품조차 아직은 실험적 성격이 강하다.

자율주행 중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제조사 vs 운전자)가 명확히 법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국내 금융 당국과 보험업계가 미국보다 앞서 파격적인 자율주행 보험 요율을 승인할 가능성은 낮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사례가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 자극이 될 것으로 본다. 현대차그룹도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으로 주행 정보를 수집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체 보험 상품 개발 가능성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
테슬라가 보험료 인하를 무기로 FSD 구독률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면, 현대차 역시 HDA2(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 첨단 ADAS 사용 시간을 보험료 할인과 연계하는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결국 ‘기술이 돈을 아껴주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지만, 그 혜택이 한국 운전자들의 피부에 와닿기까진 규제 완화와 데이터 축적이라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