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보다 잘 나가던 기업인데”…결국 중국 손에 넘어가자 LG·삼성 ‘초비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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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트론 신화의 몰락…TV 사업 분사 후 TCL에 경영권 이양
TCL 지분 51% 확보, 소니는 브랜드만 제공하며 제조 사실상 접어
삼성엔 밀리고 중국엔 치여…원가 경쟁 한계에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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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TCL 경영권 이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소니 TV 한 대 있으면 부잣집 소리 듣던 시절이 있었죠.”

1980~90년대, 소니(SONY)는 전 세계 전자업계의 최강자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소니의 디자인과 기술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임직원을 일본으로 파견 보내던 ‘추격자’에 불과했다.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소니를 넘어야 한다”고 천명했을 때, 일본 언론들은 “삼성이 소니를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비웃기도 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전자 제국’ 소니가 결국 TV 사업의 주도권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중국 TCL에 경영권을 넘기며 사실상 백기 투항을 선언한 것이다.

소니 TCL 경영권 이전
소니 TCL 경영권 이전 / 출처 : 연합뉴스

이로써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TV 제조의 역사는 중국 자본의 품 속에서 씁쓸한 마침표를 찍게 됐다.

‘TCL의 소니’ 된 브라비아… 경영권 51% 중국으로

21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자사의 홈 엔터테인먼트(TV·오디오) 사업부를 분사해 중국 TCL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지분율은 TCL이 51%, 소니가 49%다. 과반 지분을 가진 TCL이 경영권을 쥐는 구조다.

소니는 “브랜드와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포장했지만, 업계는 이를 ‘사실상의 매각’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생산될 소니 TV의 기획, 제조, 판매 등 핵심 결정권이 중국 기업인 TCL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소니는 ‘소니’와 ‘브라비아’라는 이름값(브랜드)만 빌려주고 로열티를 챙기는 2대 주주로 전락하게 된다.

‘트리니트론’ 신화 쓰던 소니, 왜 무너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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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TCL 경영권 이전 / 출처 : 연합뉴스

소니의 몰락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자만’에서 비롯됐다. 1968년 독자 개발한 브라운관 TV ‘트리니트론’으로 30년 넘게 세계 1위를 독주했지만, 2000년대 초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LCD)로 넘어가는 패러다임 변화에 둔감했다.

그 틈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파고들었다. 삼성은 과감한 투자로 LCD 패널 시장을 장악하며 2006년 소니를 제치고 세계 TV 시장 1위(보르도 TV)에 등극했다. 한 번 왕좌를 뺏긴 소니는 이후 단 한 번도 1위를 탈환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기술은 한국에 밀리고, 가격은 중국에 치이는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이다.

패널 등 핵심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구조 탓에 원가 경쟁력을 잃었고, “팔수록 적자”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결국 소니는 자존심 대신 실리를 택하며 중국 자본에 손을 내미는 ‘출구 전략’을 택했다.

삼성·LG 위협하는 ‘소니 가면 쓴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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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TCL 경영권 이전 / 출처 : 연합뉴스

소니의 퇴장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위기다. TCL이 소니라는 ‘프리미엄 가면’을 쓰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TCL 등 중국 업체들은 막대한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싼 맛에 쓰는 중국산”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북미·유럽 등 선진국 프리미엄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 소니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 화질 튜닝 노하우를 흡수하게 되면서 삼성·LG가 장악한 고가 TV 시장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얻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 샤프에 이어 소니마저 중국에 넘어간 것은 일본 제조 업계의 완전한 패배를 의미한다”며 “중국이 일본의 브랜드 유산을 등에 업고 한국 추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삼성과 LG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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