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면 충분한데…” 겨울철 공회전은 연료 낭비에 환경 오염 주범
휘발유는 ‘출발 예열’, 경유는 ‘충분한 예열’… 엔진마다 다른 관리법
‘시동 끄기 전 1분’이 더 중요… 터보 차저 살리는 ‘후열’의 미학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는 겨울 아침, 주차장에서 하얀 김을 내뿜으며 하염없이 시동을 켜둔 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차를 충분히 데워야 엔진이 안 상한다”는 오랜 믿음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장시간 공회전‘ 방식이 최신 자동차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제는 ‘무조건 오래’가 아니라 ‘똑똑하게 짧게’ 예열해야 할 때다.
휘발유·가스차, “기다리지 말고 부드럽게 출발하세요”
과거 기계식 엔진 시절에는 오일이 순환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전자제어 연료 분사 방식을 쓰는 요즘 차들은 다르다.
휘발유나 LPG 차량의 경우 시동을 걸고 30초에서 1분 내외면 충분하다. 안전벨트를 매고 내비게이션을 세팅하는 정도의 시간이면 엔진 오일이 내부를 순환하는 데 무리가 없다.

핵심은 ‘정차 예열’이 아니라 ‘주행 예열’이다. 시동을 걸고 바로 출발하되, 처음 3~5분 정도는 급가속이나 급제동을 피하고 시속 20~30km 정도로 서행하며 엔진과 변속기 오일 온도를 서서히 올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멈춰 서서 공회전만 하면 엔진만 뜨거워질 뿐, 미션이나 서스펜션 등 구동 계통은 여전히 차가운 상태로 남기 때문에 출발 직후 무리한 주행은 오히려 차량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디젤차는 ‘조금 더’, 하이브리드는 ‘알아서 척척’
구조적으로 엔진 온도가 늦게 오르는 디젤(경유)차는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압축 착화 방식을 사용하는 디젤 엔진은 차가우면 시동이 잘 안 걸리거나 불완전 연소로 인한 소음·진동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디젤차는 겨울철 기준 1~2분 정도 공회전을 통해 엔진 내부 온도를 충분히 높여주는 것이 좋다. 특히 계기판의 ‘예열 표시등(돼지꼬리 모양)’이 꺼진 뒤 시동을 거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운전자가 예열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똑똑한 전자제어장치(ECU)가 배터리 상태와 외부 온도를 감지해 엔진 개입 시점을 알아서 조절하기 때문이다. 시동 직후 10여 초만 기다렸다가 부드럽게 출발하면 된다.
“도착했다고 바로 끄지 마세요”… 예열보다 중요한 ‘후열’
많은 운전자가 간과하는 것이 바로 ‘후열’이다. 특히 고속 주행을 마친 직후나 터보 차저가 장착된 차량은 후열이 필수다.
뜨겁게 달궈진 터보 차저가 식기도 전에 시동을 꺼버리면, 오일 순환이 멈추면서 내부에 남아있던 오일이 타버리거나 베어링이 손상될 수 있다.
목적지 도착 2~3분 전부터 서행하며 자연스럽게 열을 식히거나, 주차 후 30초에서 1분 정도 시동을 유지한 뒤 끄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엔진 수명을 늘리는 지름길이다.

결국 올바른 예열의 핵심은 ‘공회전 시간’이 아니라 ‘출발 직후 운전 습관’에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불필요한 공회전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도 있다.
오늘부터는 무의미한 공회전으로 연료를 태우는 대신, ‘부드러운 출발’과 ‘여유로운 후열’로 내 차 건강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