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보탬 되려 시작했는데”… 퇴직금·4대보험 등 ‘연 740만 원’ 혜택
법적 보호 못 받던 ‘개인사업자’에서 제도권 내 ‘금융 전문가’로 도약
“자유로운 근무 어려울라”… 일각선 근무 형태 경직에 대한 우려도

“아이들 학원비나 벌어볼까 하고 시작했는데, 이제 번듯한 직장인처럼 퇴직금까지 챙길 수 있다니 꿈만 같네요. 남편도 ‘이제 당신이 나보다 낫다’며 웃더라고요.”
보험 영업 10년 차인 박 모 씨(54)는 요즘 일할 맛이 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법 개편으로 보험설계사가 ‘근로자’로 인정받게 되면, 그동안 남의 일로만 여겼던 ‘퇴직금’과 ‘유급 휴가’가 내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가사와 일을 병행하며 가정 경제를 든든히 지탱해 온 5060 여성 설계사들에게 이번 변화는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자산 증식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월급 300만 원이면 ‘퇴직금 3천만 원’… 든든한 노후 자금
가장 큰 변화는 단연 ‘목돈’이다. 지금까지는 10년, 20년을 성실히 일해도 개인사업자 신분이라 그만둘 때 빈손이었지만, 앞으로는 퇴직금이 차곡차곡 쌓인다.

월 평균 300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설계사를 기준으로 보면, 1년 근무 시 약 300만 원이 적립된다.
꾸준히 10년을 근속하면 3,000만 원이라는 큰돈이 생긴다. 자녀 결혼 자금이나 부부의 노후 자금으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액수다.
지출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 비싼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을 회사가 절반 지원해주면서 연간 약 288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여기에 유급 휴가 수당까지 더하면, 실질적으로 연간 740만 원 가량을 더 버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특수고용직’ 꼬리표 떼고 ‘전문 직업인’으로
금전적인 혜택만큼이나 반가운 건 ‘직업적 위상’의 변화다. 그동안 보험설계사들은 전문성을 갖추고 현장에서 뛰면서도, 법적으로는 근로자가 아닌 탓에 고용 불안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근로자 지위를 얻게 되면 법적인 해고 보호는 물론, 실업급여 수급 자격까지 얻게 된다. 부득이하게 일을 쉬게 되더라도 생계 걱정을 덜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생기는 것이다.
박 씨는 “그동안 열심히 일하면서도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며 “이제는 법의 보호를 받는 당당한 ‘금융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시간 활용 빡빡해질까”… 근무 환경 변화는 과제
물론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로서 혜택을 누리는 만큼, 근무 환경의 변화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도 존재한다.
가장 큰 걱정은 ‘시간 활용의 유연성’이다. 가사나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자유롭게 시간을 조율하던 기존 방식 대신, 정해진 출퇴근 시간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근로자로 인정받으면 회사의 근태 관리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가정과 일을 양립해야 하는 여성 설계사들의 특성을 고려해 유연근무제 등 합리적인 대안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다소간의 변화를 감수하더라도 ‘안정된 고용’과 ‘확실한 보상’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성실하게 일해온 5060 여성들의 땀방울이 비로소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게 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