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라더니 “다시는 가지 않겠다”… 등 돌린 관광객들, 무슨 일?

버스 기사 승객에 폭언 쏟아
불친절 서비스에 관광객 분노
관광 피해 신고 1500건 넘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제주도에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불친절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버스 기사 폭언부터 환불 거부까지, 여행객들의 분노가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결국 한국소비자원이 경고음을 울렸다.

버스에서 “택시나 타세요”…서비스 최악

지난 8월, 제주도를 찾은 한 관광객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내버스에 탑승하려던 어머니가 기사로부터 받은 모욕적인 말에 충격을 받았다.

“빨리 타라. 빨리 못 탈 거면 택시 타고 다니지. 버스 타지 말라”는 기사의 폭언은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많은 민원 중 하나에 불과했다.

“승객이 3명 정도 있었는데, 기사가 그냥 나가서 5분 동안 폰 보면서 담배를 피웠다”는 신고도 있었다.

제주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 대중교통 불편 신고는 총 1,534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무정차가 784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친절 231건, 시간 미준수 146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는 9월 초 기준으로 이미 553건이 접수되어 예년 수준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불친절 행위에 대해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달 회의에서 “현장의 서비스 문제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취소하면 위약금, 못 가도 환불 거부

교통과 서비스에서의 문제뿐 아니라, 여행 인프라 전반에 걸쳐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 지역 항공·숙박·렌터카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은 총 1,523건이었다. 항목별로는 항공 739건, 숙박 420건, 렌터카 364건이었다.

항공 관련 피해의 경우 ‘항공권 취소 위약금’ 피해가 53.7%(397건)로 가장 많았다. 숙박 피해는 ‘예약 취소 위약금’이 71.7%(301건)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제주도는 강풍 등 기상 사정으로 항공기가 결항해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데도 예약일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렌터카 관련 피해는 ‘취소 위약금’ 분쟁이 38.2%(139건)로 가장 많았고, ‘사고 처리 분쟁’도 32.2%(117건)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서비스 개선 대책 시급

제주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 불편 해소 전담팀’을 구성했다. 전담팀에는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을 팀장으로 공무원, 운수 사업·종사자, 언론인, 시민단체, 주민, 학생 등 총 16명이 참여한다.

주요 대책으로는 친절 교육 강화, 준공영제 운수업체 평가 항목 중 친절도 비중 상향, 친절도에 따른 인센티브 차등 지급, 휴게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충이 포함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제주 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에게 항공권·숙박·렌터카 계약 체결 전 취소 위약금을 반드시 확인하고, 환불 불가 조건의 특가상품은 신중히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제주도는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 관광지이지만, 서비스 품질 문제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과 사후 조치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