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손해율 92.4% 급등
폭설·결빙 사고 급증 원인
보험료 인상 여부 관심 집중

“사고가 많았겠지 싶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충격이다.”, “경기도 어려운데 이러다 보험료도 오르는 거 아닌가 걱정된다.”
지난달 기록적인 폭설이 전국을 뒤덮으며 도로가 얼어붙고 곳곳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이 여파로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손해율 92.4%, 적자 기준 넘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을 수입 보험료로 나눈 비율로, 통상 80%를 넘으면 적자로 본다. 그러나 11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사의 평균 손해율은 92.4%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1.5%)보다 6.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특히 현대해상은 97.8%로 가장 높은 손해율을 기록했고, 삼성화재(92.8%)와 KB손해보험(91.6%)도 90%를 넘어섰다.

업계는 이러한 손해율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11월 말부터 시작된 폭설과 도로 결빙, 연말 교통량 증가를 꼽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11월 26일부터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쏟아지면서 사고 건수가 급증했다”며 “성탄절 연휴까지 교통량 증가와 겨울철 특성이 맞물려 손해율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보험료 인상 가능성 있나, 금융당국의 선택은?
문제는 이번 손해율 악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초부터 계속된 손해율 상승은 이미 업계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3분기까지 4대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순이익은 4,7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76억 원)보다 42.3% 급감했다. 이는 손해율 상승과 함께 지난 3년간 계속된 보험료 인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 이후 교통량 감소로 손해율이 개선되자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하를 권고했고, 손보사들은 2022년부터 약 67% 보험료를 낮췄다. 그러나 올해 자연재해와 이상기후로 사고가 늘며 손해율이 다시 급등했다.
이제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비용 절감과 우량 고객 포트폴리오 개선만으로는 더 이상 손해율 악화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불경기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보다는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손해율을 안정화하지 못하면 손실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겨울 폭설과 결빙, 연말 교통량 증가로 손해율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수익성 개선과 손해율 관리를 위한 보험료 인상을 시도할지, 또 금융당국이 이를 용인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