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9조 풀리더니 “결국 이런 일이”…상상도 못한 결과에 ‘발칵’

영세 가게 매출 15%↑…쿠폰 효과 직격탄
사장님 지갑도 열려 소비·재투자 늘어
반짝일까 장기 흐름일까…지속성은 과제

정부가 내놓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영세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우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연 매출 3억 원 이하 소규모 가맹점의 매출은 쿠폰 지급 이후 한 달 만에 15% 이상 늘었다. 다른 규모의 가맹점보다 두 배 가까운 수치다.

단순히 매출만 오른 것이 아니라 가게 주인의 개인 소비까지 증가해 생활 전반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

영세 가게 매출 15% 급증…쿠폰 효과 가장 크게 나타나

소비쿠폰은 올여름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긴급히 꺼낸 대책이었다.

물가 부담이 커지고 소비가 얼어붙자 추경을 통해 전 국민에게 1차 지급을 시작했고, 이어 9월에는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를 대상으로 2차 지원에 나선다.

국민비서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등으로 안내받고, 카드나 지역상품권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체감 속도를 높였다.

효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매출 증가율은 규모가 작을수록 뚜렷했다. 3억 원 이하 가맹점은 15% 넘게 뛰었지만 5억 원대는 6% 안팎, 10억 원대는 5%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이 늘면서 사장들의 씀씀이도 달라졌다. 연 매출 3억 원 이하 가맹점주의 카드 사용액은 12% 이상 증가했고, 5억 원 이하도 8% 가까이 늘었다.

반면 30억 원대 가맹점주는 오히려 소비가 줄었다. 작은 가게일수록 혜택을 크게 체감했다는 얘기다.

반짝 효과일까, 새로운 흐름일까…지속성은 여전히 숙제

쿠폰은 생활비에만 쓰이지 않았다. 일부는 광고 대행사를 통해 가게 홍보를 강화하거나 사무용품을 구매하는 등 사업 경비로 활용됐다. 매출 증가가 다시 재투자로 이어지면서 선순환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신한카드가 집계하는 소상공인 경제고충지수 역시 개선 흐름을 보였다. 8월 기준 영세 가맹점 지수는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적 어려움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소비쿠폰이 체감 회복을 이끈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효과의 지속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쿠폰 지급이 끝난 뒤에도 매출 상승세가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지는 추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2차 지급에서 상위 10%를 제외하고 사용처를 넓히는 등 제도를 손질한 것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조치다.

이번 소비쿠폰 정책은 작은 불씨가 모여 시장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금의 성과가 단기 반짝 효과에 그칠지, 새로운 소비 습관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향후 추이를 차분히 지켜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