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했던 한식, 이제는 현지인 필수품으로
K-푸드 신영토 확장 가속화 중
“한식 세계화 드디어 결실 맺어”

“아이에게 정말 믿고 먹일 수 있는 식품을 찾았어요”
처음 한식을 접한 미국인들의 반응이 180도 달라졌다.
30년 전만 해도 ‘이상한 냄새 난다’며 외면 받던 한국 음식이 이제는 전 세계 엄마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한국 음식의 세계화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런치박스 셰이밍’에서 ‘비비고 품절 대란’까지, 미국이 한식에 푹 빠진 이유를 살펴봤다.
한류가 이끈 극적인 인식 변화
199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한식은 생소하기만 한 음식이었다.

당시 한국 이민자 자녀들은 학교에서 도시락을 꺼내면 ‘런치박스 셰이밍(Lunchbox-shaming)’이라는 놀림을 받기 일쑤였다. 김치나 마늘 등 한식 특유의 향 때문에 문화적 차별을 겪었고, 심지어 한식이 곧 개고기라는 오해가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한류의 물결이 한식 인식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드라마 ‘대장금’을 시작으로 K-pop, 영화 등 한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BTS나 손흥민 같은 한류 스타들이 한식을 즐기는 모습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한식은 ‘꼭 경험해보고 싶은 쿨한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로 한식에 대한 인지도는 2018년 54.0%에서 2020년 57.4%로 꾸준히 상승했으며, 한식 만족도는 8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CJ제일제당, 미국 시장 ‘정복’ 중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공 사례는 단연 CJ제일제당이다.
2018년 미국 식품기업 슈완스를 인수한 후 미국 식품 매출이 2년 만에 10배나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2018년 3,649억 원이던 매출이 2020년에는 3조 3,286억 원으로 폭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해외 식품사업 성장세는 계속됐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해외 식품사업 매출이 1조 4,881억 원으로, 국내 매출인 1조 4,365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체 식품 매출 중 해외 비중이 51%에 달하며, 2개 분기 연속 50%를 넘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에서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성과 분석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상온 가공밥이 39%, 피자가 10%, 롤이 23% 성장하며 매출 1조 2,470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보여진다.
유럽과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주요 대형 유통채널 입점과 제품 카테고리 확장에 힘입어 각각 매출이 36%, 25% 증가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는 만두, 핫도그, 고추장, 쌈장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현지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이유

“비비고만두 표지에 ‘덤플링’이라 안 쓰고 ‘mandu’라고 적어둔 게 자신감 있어 보여서 멋있네.” 한 SNS 이용자의 댓글이 한식의 위상 변화를 보여준다. 실제로 SNS에는 한식에 대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비빔밥, 불고기 같은 전통 한식뿐 아니라 한국식 치킨, 떡볶이, 불닭볶음면, 냉동김밥 등 다양한 메뉴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한국식 치킨과 김치가 가장 선호되는 한식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원 다닐 때 학생 냉장고 냉동고에 항상 비비고 제품들이 종류별로 있었다. 아시아인은 저랑 한국인 한 명뿐이었는데 둘 다 자기가 안 샀다고 했다. 누가 산걸까?” 한 SNS 사용자의 경험담은 현지인들이 자발적으로 한식을 소비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한식의 현지화 전략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왕교자처럼 당면이 들어간 게 아니라 미국 취향에 맞춰 고기로 채운 게 진짜 신의 한수인 듯”이라는 평가처럼, 현지 입맛에 맞춘 조정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각국의 시장 환경과 소비자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으로 글로벌 전략 제품 대형화와 해외 신영토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최초·최고·차별화의 ‘온리원(OnlyOne) 정신’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수익성 극대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적으로도 한식의 미래는 밝다.
한식 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52조 원에 달하며, 2027년까지 30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식은 9년 연속 해외 한류 콘텐츠 중 인기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K-Food의 세계화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