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식탁 초비상 걸렸는데… “이건 예상 못했다” 활짝 웃는 ‘이곳’, 무슨 일?

포기당 7천 원 넘은 배춧값 충격
경북 영천 등 아열대작물 재배 급증
연평균 기온 상승으로 소득 다변화 기회
이상기후
이상기후 열대작물 / 출처: 연합뉴스

기후변화가 서민들의 식탁을 위협하는 가운데, 뜻밖의 수혜자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폭염과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일부 지역에서는 망고와 바나나 같은 아열대 작물 재배가 확대되며 새로운 농업 지형이 그려지고 있다.

식탁 물가 직격탄, 치솟는 배춧값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일 배추 상품 평균 소매가격은 7,062원으로 작년보다 9.3% 상승했다.

폭염 배추 가격 급등
이상기후 열대작물 / 출처: 연합뉴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무려 52%나 뛰어올라 2,500원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이달 상순까지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배추 품질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이상기후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도 “이상기후 때문에 양질의 배추가 많이 안 나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배추뿐만 아니라 다른 농산물도 영향을 받고 있다. 토마토는 1kg당 5,571원으로 작년보다 11.1% 올랐으며, 복숭아(백도 상품)는 10개 기준 2만 2,685원으로 작년보다 26.3%나 상승했다.

위기 속 기회, 아열대 작물 재배 확대

서울 도심 바나나 재배
이상기후 열대작물 /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배추와 같은 전통적인 농작물이 이상기후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아열대 작물 재배는 오히려 급속도로 확산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국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은 4,126ha에 달하며, 전남이 전체의 59%인 2,453ha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남은 2020년 125ha에 불과했던 재배 면적이 3년 만에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제주, 경남, 전북 등 내륙 지역에서도 재배 면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

포항에서도 현재 18개 농가가 한라봉과 바나나, 커피 등을 재배 중이다. 포항은 연평균 기온이 16.2도에 일 년 중 8개월 이상이 아열대 기후에 속해 아열대 작물 재배의 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상기후
이상기후 열대작물 / 출처: 뉴스1

지난 2월에는 경북 아열대작물연구소 입지로도 선정돼 청년 농부들의 유입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농가 소득 다변화와 미래 농업의 가능성

이러한 상황에 농가들은 아열대 작물을 새로운 소득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망고, 용과, 바나나 등은 기존 온대 작물보다 높은 상품성과 희소성을 바탕으로 농가에 신소득원이 되고 있다.

국내산 아열대 과일은 수입산보다 신선도와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갖춰 소비자 수요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이상기후
이상기후 열대작물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농작물 종류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마트팜과 같은 첨단 재배 기술 도입, 지방자치단체의 재배 지원, 농가의 소득 다변화 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새로운 농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환경의 변화와 병해충, 외래종 이슈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재배기술 개발 및 미래 예측 모델링 등도 병행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식탁물가 상승이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가운데, 아열대 작물 재배 확대는 국내 농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