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청약시장 ‘양극화’ 심화
인기지역 수천 대 1 경쟁 치열
평택 등 4천 가구 미분양 적체

경기도 부동산 시장이 극과 극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인접 지역과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곳에는 몇 가구 모집에 수만 명이 몰리는 반면, 외곽 지역은 수천 가구가 팔리지 않은 채 적체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억대 시세차익 기대되는 인기지역 ‘열풍’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반정 아이파크 캐슬 4단지’와 ‘5단지’ 무순위 청약에는 각각 1만 3,093명, 1만 797명이 신청했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에도 2만 7,906명이 몰리면서 3개 단지를 분양받기 위해 몰린 실수요자는 5만 1,796명에 달했다.

분양가 대비 2억~3억 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이 단지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순식간에 마감됐다.
이러한 청약 열풍은 경기도 과천시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6월 LH가 공급한 ‘과천 S-7블록 그랑레브데시앙’ 무순위 청약에서는 단 1가구 모집에 접속자 수가 6만6천여명에 달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이 아파트는 5억 4천만 원 수준으로, 현재 인근 시세와 비교할 때 약 10억 원에 가까운 차익이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분양 당시 가격으로 나오는 단지들이라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청약 대상 범위도 경기도 내 무주택세대로 확대되면서 높은 경쟁률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인기지역은 미분양 적체로 ‘한숨’

그러나 서울과 거리가 멀거나 인프라가 부족한 경기도 내 다른 지역들은 완전히 다른 현실에 직면해 있다.
2025년 1월 말 기준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는 총 15,135세대에 달하며, 특히 평택시는 약 4,000세대에 육박하는 미분양을 기록해 부동산 시장 불안의 중심지가 됐다.
양주시와 이천시 등도 미분양 물량이 지속적으로 쌓이는 탓에 지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태다.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단지들이 많아 미분양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무순위 청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차익이 기대된다는 보장이 없고, 6·27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져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똘똘한 한 채’ 현상 뚜렷… 지역 간 격차 더 벌어질 듯
이러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은 서울 접근성이다.
출퇴근과 생활이 편리한 과천, 화성 등 수도권 인접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는 반면, 평택이나 안성처럼 서울과 거리가 먼 지역은 관심도가 낮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입지와 브랜드, 교통 및 교육 환경을 더욱 신중하게 따지면서 선별적 청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경기도 부동산 시장 내 양극화 현상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지역 간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수요 예측에 기반한 공급 정책과 인프라 개선 등에 집중하는 한편, 미분양 관리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