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 “인간보다 안전”…1억2700만 마일 데이터 공개
아이오닉5 투입 로보택시, 현대차의 조용한 승부수
테슬라와 다른 길 선택한 자율주행 전략, 데이터가 관건

자율주행차는 아직 낯설고 불안하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운전대 없는 자동차가 도로를 달린다는 장면은 여전히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최근 웨이모가 내놓은 데이터는 이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만든다.
웨이모는 1억2700만 마일에 이르는 완전 자율주행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와 부상 발생률이 인간 운전자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처럼 교통 환경이 복잡한 도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숫자는 차분하지만 메시지는 묵직하다. 자율주행이 더 이상 실험실 안에 머물지 않는다는 신호다.
웨이모의 데이터에 올라탄 아이오닉5, 현대차의 조용한 승부수
이 지점에서 현대자동차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웨이모는 로보택시 서비스에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를 투입하기로 했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현대차 차량에 결합되는 구조다.

양사는 지난해 다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를 2025년 말부터 도로 테스트에 투입하고 이후 상용 서비스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직접 로보택시 사업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서비스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의 성능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검증된 데이터를 앞세운 사업자와 손을 잡았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웨이모가 강조하는 것은 안전이다.
사고와 부상 가능성을 낮췄다는 비교 수치는 규제와 여론을 설득하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한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자사 차량이 이런 데이터 축적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간접적인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정면 승부 대신 다른 길…테슬라와 엇갈린 자율주행 전략

이 흐름은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자율주행 경쟁 구도와도 맞닿아 있다. 테슬라는 자체 기술을 앞세워 빠른 확산을 시도하는 반면, 웨이모는 제한된 지역에서 안정적인 운영과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현대차는 후자의 진영에서 비교적 조용히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직접적인 대결을 외치지 않아도, 선택한 파트너가 말해주는 방향성은 분명하다.
물론 로보택시 확대가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도시별 규제와 비용, 서비스 속도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의가 데이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변화다.
웨이모의 발표와 현대차의 행보가 맞물리며, 자율주행 시대에 자동차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