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전역에서 성심당 못 보나?
1년만에 4배 오른 월세가 무려 4억
대전의 명물이자 대전 여행의 필수 코스는 모름지기 성심당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전역사에 위치한 성심당 대전역점은 기차로 대전을 오가는 이용객들이 꼭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성심당 대전역점이 재계약을 하지 못해 퇴출 위기에 처했다.
성심당 대전역점이 퇴출 위기에 놓인 것은 임대료가 1년 만에 4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성심당이 한 달에 내야 하는 월세만 4억?
코레일유통 공고문에 따르면, 지난 4월 게시된 최소 월 수수료는 4억 4100만 원이었다.
지난 5년간 월세로 1억 원가량을 내왔던 성심당 입장에서는 갑자기 월세가 4배 올라버린 셈이다.
코레일유통에게도 이유가 있다. 코레일유통이 월 임대료를 높인 것은 성심당의 매출액이 그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성심당의 매출액은 월평균 25억 9800만 원에 달하며, 월 매출이 가장 높을 때는 39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 됐다.
코레일은 임대 매장의 월 임대료를 정할 때 매출액 대비 약정 금액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코레일유통이 제시한 월 수수료 4억 4100만 원은 적정하게 책정된 합당한 수수료인 것이다.
그러나 월세가 지나치게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당초 4억 4100만 원이었던 수수료는 계속된 유찰로 3억 5300만 원까지 내려왔다.
그사이 임대 계약기간이 만료된 성심당은 우선 오는 10월까지 임시 계약을 연장하여 대전역점을 운영 중이다.
코레일유통 또한 현 상황이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공공기관인 코레일유통은 재량껏 임대료를 깎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월 매출액 대비 수수료를 산정하는 방식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현재 성심당 대전역점의 수수료는 지나치게 낮은 편이다.
주변 업체들 사이에서는 코레일유통의 형평성 논란까지 이야기가 나올 지경이라고.
‘더는 못 견뎌…’ 부산역에서 철수한 삼진어묵
앞서 비슷한 사례 또한 있었다. 삼진어묵 부산역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부산어묵을 대표하는 삼진어묵은 2017년 재계약 당시, 코레일유통의 높은 수수료에 응하지 못하고 결국 점포를 철수했다.
코레일유통은 삼진어묵 부산역점의 높은 매출에 기반해 월 임대료로 3억 원을 제시했다.
약 2년 8개월간 100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던 삼진어묵은 끝내 높은 자릿세를 감당하지 못했다.
정작 자릿세를 5~6배 올려주고도 쫓겨나는 상황이 되고야 만 것이다.
당시 부산시민단체는 코레일유통의 갑질 횡포라며 철회를 요구했으나, 기존 삼진어묵 자리에는 환공어묵이 입점해 현재도 운영하고 있다.
대전역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성심당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노점으로 운영을 시작한 성심당.
성심당은 “대전 이외 지역에는 지점을 내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으로 대전 지역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대전 역사에 위치한 성심당 대전역 지점은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지 않는 1층과 2층 사이 공간에 입점해 있다.
그럼에도 “대전에서 기차를 놓치면 성심당 빵을 사느라 그런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전역의 필수 방문지와도 같이 여겨졌던 곳이다.
성심당 대전역점의 퇴출 위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편한 공간임에도 다른 매장들과 똑같은 수수료를 받는 것이 진정한 형평성인지에 대한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의 성심당 코레일유통 경쟁 입찰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 형세에 모두가 주목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