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전북 익산에 호남 첫 매장 연다
‘싸고 특별한’ 성장 공식을 지역으로 확장
익산시, 경제 활력과 상생 사이 해법 모색

“한국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2011년, 글로벌 유통업계의 전설인 코스트코 공동 창업자 짐 시네갈은 한국 소비자들의 뜨거운 열정에 감격하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서울 양재점은 전 세계 매장 중 압도적인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0여 년, 그의 눈물은 연 매출 6조 5천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돈방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 성공 신화가 호남의 심장부, 전북 익산에서 새로운 장을 연다.
‘게임 체인저’의 등판…익산, 마침내 코스트코 품다

유통업계의 ‘게임 체인저’ 코스트코가 마침내 호남권에 첫 깃발을 꽂는다. 오는 8월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진입로 공사를 시작, 내년 개점을 목표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입점은 한 차례 무산의 아픔을 겪었기에 더욱 극적이다. 2021년 행정 절차 지연으로 계약이 해지됐지만, 익산시의 끈질긴 협상과 대체 부지 제안 끝에 기어코 유치를 확정하며 도시의 위상을 바꿀 전환점을 마련했다.
익산시는 개점 시 전북은 물론 인접한 충청, 광주·전남에서 연간 수백만 명의 쇼핑객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트코 코리아의 위세는 놀랍다. 2024 회계연도 기준 매출은 6조 5천억 원대로 전년 대비 7% 이상 성장하며 롯데마트를 가뿐히 제치고 홈플러스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1994년 한국 진출 후 누적 매출은 7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며, 매장당 평균 매출은 일반 대형마트의 4~5배에 달한다.
“4천 개면 충분하다”… 코스트코의 승부수, ‘선택과 집중’의 미학
이처럼 독보적인 성공 뒤에는 모두를 화들짝 놀라게 하는 코스트코만의 철저한 경영 비결이 숨어있다. 그 핵심은 수만 가지 상품을 늘어놓는 대신 가장 잘 팔릴 4천여 개 상품만 엄선하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역발상에서 시작된다.
이를 통해 확보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에 ‘15% 마진율’이라는 대담한 박리다매 원칙을 더해 ‘코스트코는 무조건 싸다’는 인식을 소비자 뇌리에 각인시켰다.
또한 유료 회원제라는 강력한 ‘빗장’으로 충성 고객을 묶어두고, 자체 브랜드(PB) ‘커클랜드 시그니처’ 같은 독점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한다.

마지막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파격적인 환불 정책은 고객과의 깨지지 않는 신뢰를 구축하는 쐐기 역할을 한다.
이제 공은 익산으로 넘어왔다. 코스트코의 입점은 지역 경제에 강력한 활력을 불어넣을 ‘기회’이자, 토종 상권과의 상생 해법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동시에 안겨준다.
코스트코의 성공 공식이 익산의 지역적 특성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그 결과에 모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