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풍력 도시’ 건설 본격 시동
깊은 수심·어민 갈등…넘어야 할 산 여전
87조 투자 기대…‘블루 골드’ 실현될까

한국은 지금, 바다 위 거대한 발전소를 세우는 꿈을 꾸고 있다. 해상풍력 이야기다.
삼면이 바다인 지리적 조건과 세계적인 조선·해양플랜트 기술력까지 갖춘 한국은 이미 ‘바람 자원’ 하나만큼은 손에 쥐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현재보다 100배 이상 늘어난 14.3GW 규모의 해상풍력을 설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마치 바다 위에 새로운 산업 도시를 건설하듯, 풍력터빈이 줄지어 서는 모습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바다 위의 황금광산’ 꿈꾸지만…현실은 험난한 파도

하지만 잠재력이 크다고 해서 현실이 만만한 건 아니다.
해상풍력은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들고,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히 한국처럼 수심이 깊거나 해저 지형이 복잡한 바다는 설치 난이도와 비용이 치솟는다.
기술력 확보는 물론이고, 어민과의 갈등, 까다로운 인허가, 내륙으로 전기를 보내는 송전 인프라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어찌 보면 ‘바람’을 잡기 위해 풀어야 할 현실의 매듭이 더 복잡한 셈이다.
그래도 기업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제주 한림 해상풍력단지를 올해 완공하며, 전용 설치선박까지 갖췄다.

대우건설은 부유식 풍력 모델로 국제 인증을 받았고, 포스코이앤씨는 노르웨이 에너지 공룡과 손잡고 울산 앞바다에 초대형 단지를 설계 중이다.
그 밖에도 SK 계열사와 중견 해양플랜트 업체들이 줄줄이 진입하고 있다. ‘해상풍력 대장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분위기다.
해상풍력, 산업 판도 바꿀 ‘블루 골드’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 움직임은 발전소 하나 짓는 차원을 넘는다. RE100을 선언한 대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선 해상풍력이 핵심이다.
조선, 철강, 건설 등 기존 산업 역시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부유식 풍력 기술을 선점하면 막대한 수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상풍력 확대로 약 87조 원의 투자와 77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물론 그 미래는 아직 안개 속에 있다. 수익 구조는 확실치 않고, 기술 자립도도 갈 길이 멀다.
정부가 내세운 정책 의지와 제도 개선, 업계의 투자와 연구 개발, 그리고 지역 사회와의 신뢰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지금의 해상풍력은 거대한 가능성과 복잡한 현실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더 늦기 전에, 더 정교한 설계와 준비가 필요하다.
저 인간 미쳐도 대게 미쳤다. 꼬리지 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