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 만에 2만 명 몰려
4.78% 저금리로 큰 인기
하반기 2차 사업 예정

“이런 게 진짜 필요했던 거야.”
서울 종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씨의 안도 섞인 한마디가 많은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갑작스러운 재료비 상승이나 임대료 부담 때문에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고금리 대출에 의존해야 했던 그들에게 구원투수 같은 지원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전국 첫 ‘안심통장’,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서울시가 지난 3월 27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자영업자 전용 ‘안심통장’이 불과 58영업일 만에 목표 인원인 2만 계좌 접수를 모두 마감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당초 올해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사업이 두 달 만에 조기 종료된 것이다.
안심통장은 경기 불황과 치솟는 금리 때문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특별 금융지원 제도다.
최대 1천만 원 한도에서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돈을 빼고 넣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 운영된다. 무엇보다 실제로 사용한 기간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면 되는 구조여서 부담이 적다.
14%대 카드론 대신 4.78%로

이 제도의 가장 큰 매력은 금리다. 평균 연 4.78%라는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 시중은행 카드론의 평균 금리인 14%대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자영업자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흔히 이용하는 고금리 금융상품에 비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취약계층 자영업자들에게 우선 지원하면서, 불법 사금융 유입을 막는 안전망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2만 소상공인 지원을 목표로 시작한 이번 사업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관심과 빠른 접수 속도를 보였다”면서 “추가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2차 사업 추진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 2차 안심통장 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수요와 제도적 개선사항들을 충분히 검토해서 더욱 효율적이고 세밀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2차 사업 내용과 신청 일정 등은 서울신용보증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로 공지될 예정이다. 1차 사업에서 아쉽게 신청 기회를 놓친 자영업자들에게는 다시 한 번 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이번 안심통장 사업의 성공은 코로나19 이후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실질적인 금융 지원을 기다려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고금리 시대에 저금리 자금 조달처를 확보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증명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