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까지 내려온 긴 생머리에 염색까지하고, 짙은 화장과 핸드백까지 해 스무살이 넘은 줄 알았다”

연말을 맞이하여 술자리가 많아지는 가운데, 성인처럼 속이고 들어온 미성년자들이 말썽이다.

이들은 특히 성인처럼 꾸미고 들어오는 것도 모자라 신분증을 변조하는 등의 행위도 하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4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자영업자 A씨가 ‘미성년자에게 술 판매 후 고소당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12월 23일 토요일 저녁, 장사가 시작되고 연말과 주말이 겹쳐 지쳐있던 때, 두 명의 여성 손님이 왔다. 긴 염색머리와 짙은 화장, 핸드백을 들고 있어 스무살이 넘은 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심하지 않고 그들의 술과 음식 주문을 받았다”며 “제 불찰이었다. 금요일과 주말에는 항상 미성년자 손님 때문에 긴장하는데, 이번에는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해당 손님들은 그들이 주문한 술잔을 들고 식사를 즐겼다.

A씨는 “14만원어치 음식과 술을 서빙하던 중 갑자기 손님의 부모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욕설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이 고소한다고 협박했고, 이제 경찰서에 진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A씨는 “청소년에게 술을 준 것은 잘못이지만, 영업정지와 과징금은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는 장난일지 몰라도, 추운 날 고생하는 직원들과 학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생각하면 속상하다”며 “미성년자 술·담배 처벌이 왜 판매자에게만 있는지, 청소년에게는 조치가 없는지 의문”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다른 자영업자들은 “술을 주문할 때는 누구든 신분증 확인이 필수”라며 “신분증을 거래하는 성인들도 있어 미성년자 확인이 어렵다”고 경험을 나눴다.

이런 문제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별도의 본인 인식 장치를 사용하는 자영업자들도 생겨났다.

지문을 비교하여 신분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가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얼굴 인식 기능을 통해 신분증 사진과 대조하는 장비를 도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의 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120만원을 들여 사진 대조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미성년자들이 위조 신분증이나 부실한 검사를 이용해 술집을 방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문 인식 신분증 검사기를 설치한 경우도 있다.

한편, 자영업자 단체에서는 술집을 방문한 미성년자에게도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손무호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개발국장은 “미성년자들이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 일정 시간 이상의 봉사 활동이나 부모와 함께 받는 교육을 통해 업주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에게도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