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침수조 장비 사용해도
진화에 50분 걸리던 전기차 화재
단 10분으로 단축하는 기술 개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배터리가 순간적으로 고온에 도달하는 ‘열폭주 현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불을 끄는 작업이 몇 시간이나 소요될 정도로 어렵다.
한 중소기업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해 공개했다. 차량 하단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어 빠르게 진압하는 방법으로, 단 10분 만에 불을 끌 수 있다.
EV-DL로 전기차 화재 10분 만에 진압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 진압에는 약 50분이 소요됐다. 당시 이동식 침수조 장비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위치하고 밀폐 구조로 돼 있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물 분사를 통한 냉각이 어렵다보니 화재 진압이 까다롭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기자재 소화장비 전문 중소기업 ‘탱크테크’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탱크테크는 지난 14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압을 활용한 드릴 관통형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EV-DL)을 개발, 시판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소화전이나 소방차에서 공급되는 물의 강력한 압력으로 터빈을 회전시켜 드릴을 작동시킨다.
드릴은 2분 이내에 차체 하부와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고 이어서 배터리팩 내부로 물을 분사해 진압하는 방식이다. EV-DL 시스템을 사용하면 진화 작업 시간을 10분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EV-DL 제품 높이가 13cm에 불과해 국내 시판 중인 모든 차량 아래로 진입, 진화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차 공장, 소방서 등에 공급
탱크테크는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 울산 북부소방서, 부산 사하소방서 관계자 등이 참석한 행사에서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배터리에 의도적으로 화재를 발생시킨 후 EV-DL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불을 진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8일에는 현대차, 울산 북부소방서, 방재시험연구원 관계자 등이 모인 자리에서 코나 전기차 배터리에 열폭주 현상을 유발한 후 같은 방법으로 화재를 신속히 진화했다.

탱크테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현대차 생산공장에 EV-DL 14대를 납품했다. 또한 경남 창원소방서 포함 전국 4개 소방서에도 동일 제품 10대를 공급했거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더불어 주차장에서의 충전 과정 중 빈번히 발생하는 화재를 대비해 이동식 및 고정식 소화설비를 개발, 최근 완공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이를 처음 설치했다.
탱크테크의 김영한 대표는 “우리 제품은 배터리 케이스를 뚫어서 물을 직접 분사해 냉각시키는 방법으로 화재를 진압한다. 이 방식은 짧은 시간 안에 적은 양의 물로도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