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 누운 채 휴대폰을 보는 행동이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럴 때 우리 몸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자기 전 휴대폰을 보는 습관은 눈 건강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뇌 기능 등 몸의 여러 부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흔히 “TV를 가까이에서 보면 눈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스마트폰을 가까이에서, 오래 보는 것 또한 눈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자기 전에는 불을 꺼둔 채로 스마트폰 화면을 보게 되기 때문에 더욱 좋지 않을 수 있다.
어두울 때는 홍채가 커지므로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빛이 망막에 도달하게 된다. 이런 상태로 오랜 시간 휴대폰 불빛에 노출되면 망막 내 시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안구 건조증, 백내장, 녹내장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밤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눈 건강에 나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봤겠지만, ‘뇌 기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말은 낯설 것이다. 야간에 휴대폰의 약한 빛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뇌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 중 10LUX 정도의 빛에만 노출이 되어도 다음날 낮의 뇌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LUX는 물체를 겨우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약한 빛이다.
수면 중 빛 노출은 특히 하부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미쳐 작업기억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이 숙면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밤에 잠이 오도록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은 빛에 민감하다. 작은 스탠드 불빛에만 노출되어도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어들어 잠을 설칠 수 있다.
멜라토닌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자다가도 자주 깨게 되며,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살이 더 쉽게 찌기도 한다. 생체 리듬의 변화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이 호르몬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작용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렙틴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살이 찌기 쉬워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저녁에 밝은 빛에 노출될수록 허리 두께가 두꺼워지고 체질량 지수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스마트폰 사용은 ‘쾌락 중독’과도 연관이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활동이라고 지적한다. 스트레스나 불안이 있을 때 순간적인 자극이자 도피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할 때만 스마트폰을 찾다가도, 스마트폰 중독이 시작되면 아무런 스트레스가 없을 때에도 스마트폰을 보게 된다. 그러면 오히려 스마트폰을 보지 않아서 불안해지는 식으로 뇌에 변화가 생겨난다.
또 전문가들은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빛 자극으로 수면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계속 재미있는 것을 보느라 뇌가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잠을 자더라도 잔 것 같지 않고, 왠지 모르게 낮에 자꾸만 피곤하다면 스스로 습관을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잠들기 2시간 전까지는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암막 커튼 등으로 침실을 충분히 어둡게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방의 온도가 너무 높더라도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추운 겨울에도 침실의 온도는 약간 서늘하게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