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50만원?” 말 많던 SKT 보상금…마침내 내린 결정보니 ‘발칵’

SKT, ‘7조원 부담’ 우려에 조정안 거부
9천 명 집단소송… 1인당 50만원 요구
보안·신뢰 흔들린 통신사, 해법 주목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1인당 30만원을 배상하라는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사건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통신사 보안 사고가 배상 문제로 번지며 여론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앞으로의 분쟁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조원 우려’ 속 조정 거부… SKT의 계산과 고민

조정을 수락하면 사실상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기지만, SK텔레콤은 내부 검토 끝에 거부를 택했다. 이 판단의 무게는 단순한 계산 이상의 고민을 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피해 규모다. 현재 조정에 참여한 사람은 약 4천 명이지만, 실제로 이번 유출로 영향을 받은 사람은 약 2천3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동일한 조건이 모두에게 적용된다면 총 배상액이 7조원 안팎까지 치솟는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 번의 선택이 장기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그러나 이용자의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더 설득력을 가질지는 여전히 남아 있는 질문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 확대나 보상 프로그램 등 자체적인 조치를 내놨지만, 조정위는 정신적 피해와 유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불편까지 손해로 인정하며 더 넓은 범위의 보상을 권고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양측이 어디까지를 책임으로 볼 것인지 차이가 드러난 부분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둘러싼 인식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법정으로 번지는 분쟁… 9천 명 집단소송의 파장

조정을 거부한 결정은 또 다른 움직임과도 연결된다. 현재 약 9천 명의 피해자가 별도로 SK텔레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 소송은 법원이 직접 책임과 배상 범위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크다. 첫 변론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으며, 향후 유사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피해자들의 대응이 여러 갈래로 퍼지며 사건의 파장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대규모 통신망을 운영하는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보안을 관리하고, 사고 이후 어떤 절차로 이용자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지 다시 묻고 있다.

개인정보의 중요성이 커진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이번 사건이 어떤 해법을 남길지,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