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 움직임
기업 주주환원 정책 변화 기대
외국보다 낮은 배당성향 개선 가능성

“배당금 받을 때마다 세금 폭탄에 벌벌 떨었는데, 이제는 변화의 바람이 불 수도 있겠네요.”
한 오랜 배당주 투자자의 기대 섞인 목소리가 최근 국내 투자계에 울려 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배당소득을 종합소득과 분리해 과세하는 방향의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주식시장과 투자자들 사이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해소와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어떻게 달라지나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이날 배당성향이 35% 이상인 상장법인의 배당소득에 대해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에게 현금으로 지급한 배당금 비율을 의미하며, 이는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개정안의 핵심은 연 2천만원을 초과하는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 방식의 변화다. 현행법에서는 이를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분류해 지방세 포함 최고 49.5%의 세율을 적용하지만, 개정안에서는 15.4~27.5%의 세율로 별도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구체적으로 배당소득이 연 2천만원 이상 3억원 이하인 경우 지방세 포함 세율 22%, 연 3억원을 초과하면 세율 27.5%가 적용된다. 그리고 연 2천만원 이하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이 15.4%의 세율이 유지된다.
이소영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취지에 대해 “대주주의 배당 유인을 높이고, 개인투자자의 세금 부담을 줄여 장기 배당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 입장에서는 종합소득세가 어느 정도 감소할 수 있지만, 기업들이 배당성향을 높이면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배당소득세 증가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평균 26~27% 수준으로 미국(42.4%), 일본(36%)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31.3%), 인도(38.5%) 등 신흥국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낮은 배당성향은 국내 기업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행 세제 하에서는 대주주가 배당을 늘리면 높은 세율로 과세되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통한 자본이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이러한 인센티브 구조가 바뀌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실증 연구에 따르면, 배당소득세 인상이나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세 부담이 완화되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있다. 특히 배당률이 높은 기업일수록 세제 변화에 따른 주가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난다.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배당주 투자에 대한 매력이 높아져 자산이 배당주로 이동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기존에는 배당소득이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9.5%의 누진세율로 과세됐으나,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일정 세율로 별도 과세되어 고소득 투자자나 자산가의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정치권의 판단은?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민주당 대선 공약에 반영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지난 21일 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배당소득세 조정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배당소득세를 조정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세수 감소를 감수할 만큼 배당을 늘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지는 한번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재계와 투자업계는 오랫동안 배당소득 분리과세 입법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초부자 감세의 결정판’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배당소득이 많은 자산가들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세제 전문가들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소액 배당 투자자뿐 아니라, 고액 배당 투자자 및 대주주에게도 세제상 이점을 제공한다”며 “개인투자자는 세금 부담이 줄어 배당수익이 실질적으로 증가하고, 대주주는 배당에 대한 세제상 불이익이 완화되어 배당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의 핵심은 세수 감소라는 단기적 비용과 기업 배당성향 증가,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장기적 편익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의 문제다.
현재 투자자들과 시장의 기대감은 높지만, 최종 입법 여부와 그 내용에 따라 실제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둘러싼 정치권과 시장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



















과거청산은 나라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과거 유산증식과 더불어 온갖 편법으로 코리안 디스카운터를 만든 기업에 과태료를 메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