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100억 들고, 왜 서울로?”…무서운 속도로 몰리는 이유

서울 아파트, 지방 부자들 ‘한 채’에 집중
강남·마용성 외지인 매입 38% 차지
규제 틈 탄 원정 투자, 더 거세질 듯
서울 부동산 시장 열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그런데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열기를 이끄는 주체는 서울 시민이 아니라 지방에 사는 자산가들이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지방 거주자들이 매입한 서울 아파트는 무려 4,127건에 달한다. 매달 구매 건수가 늘고 있으며, 3월에는 2,131건으로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투자 수요를 넘어선 흐름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규제가 이어지면서, 자산가들은 무분별한 주택 수 늘리기보다 입지 좋은 곳에 ‘똘똘한 한 채’를 사들이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규제 풀리자 ‘기회는 지금’… 지방 자산가, 강남으로 몰렸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부동산의 희소성과 미래 가치에 대한 선별적 판단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그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서울의 핵심 입지로 향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 열기
출처: 연합뉴스

특히 3월에는 잠시 풀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가 촉매제가 됐다. 잠실, 삼성, 대치, 청담 일대가 규제에서 해제되자, 지방 투자자들이 기회를 포착하고 서울행에 나섰다.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도 가능해지면서 매입 열기는 더욱 거세졌다.

서울 내에서도 선호 지역은 명확히 갈린다. 강남구는 205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164건), 서초구(96건), 마포구(145건), 성동구(132건), 용산구(63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통상 강남 3구와 한강벨트로 불리는 곳으로, 지방 거주자의 매입 비중 중 약 38%를 차지했다. 서울에 진입하더라도 아무 곳에나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 가치가 검증된 지역만 선택하는 ‘정밀 타격’에 가까운 투자다.

부산 60대의 106억 베팅… 서울 핵심지 향한 ‘확신의 매수’

서울 부동산 시장 열기
출처: 연합뉴스

이런 흐름은 숫자나 패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12월,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전용 133㎡가 106억 원에 거래됐고, 매수자는 부산 해운대에 거주하는 60대였다.

서울과 아무런 생활 기반이 없는 사람이 고가 아파트를 구매했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지방에서도 상당한 자산을 가진 이들이 서울 핵심지에 대한 확신을 갖고 ‘한 채 베팅’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판도는 이미 바뀌고 있다. 무분별한 다주택 보유보다 확실한 입지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 규제의 틈을 타 움직이는 뚜렷한 흐름, 자산가들의 방향성 있는 선택이 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불균형한 수요 집중은 또 다른 불안을 낳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보다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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