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뺨 치는 수준”…제대로 칼 갈고 등장한 SUV, 현기차까지 ‘초긴장’

30주년 맞은 혼다 CR-V, 파격 변신
국산 SUV 틈새 찌르는 정통파 복병
“투싼보다 크고, 스포티지보다 터프”

조용히 칼을 갈고 있었던 혼다가 국내 SUV 시장을 다시 두드린다. 그것도 전보다 더 크고, 더 터프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2026년형 CR-V는 디자인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완성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북미에서 호평받은 ‘트레일스포트(TrailSport)’ 트림이 국내에 상륙하며,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를 정조준한다.

국산 SUV 일색이던 중형 SUV 시장에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혼다, CR-V로 ‘정통 SUV의 귀환’ 선언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이번 CR-V는 ‘기능적 진화’에 집중했다. 새로 추가된 트레일스포트 트림에는 18인치 전용 휠과 오프로드 타이어, 독특한 ‘애쉬 그린 펄’ 컬러가 적용됐다. 또한 실버 스키드 가니시, 블랙 도어핸들, 오렌지 포인트 배지까지 더해지며 정통 SUV 감성을 강조했다.

실내도 변화가 뚜렷하다. 오렌지 엠비언트 조명으로 스포티함을 살렸고, 스마트폰 무선충전, 무선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10.2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까지 기본으로 탑재했다.

무엇보다 주행 성능에서 차별화된다. 험로 주행 시 회전 속도에 따라 동력을 자동으로 배분하는 4WD 시스템이 적용됐고, 트레일스포트 하이브리드 모델은 일상과 오프로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세팅됐다.

혼다코리아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행에서 달라진 ‘새로운 CR-V’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싼, 스포티지, 쏘렌토 ‘총출동’

CR-V가 겨냥한 경쟁자는 명확하다. 바로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다. 두 모델은 국내 중형 SUV 시장의 쌍두마차다.

투싼은 넓은 휠베이스와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스포티지는 가격 대비 상품성이 뛰어나며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갖췄다. 혼다 CR-V는 이들과 차체 크기와 실내공간, 하이브리드 성능에서 정면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스펙을 갖췄다.

여기에 변수로 등장하는 모델이 기아 쏘렌토다. CR-V보다 한 체급 위지만, 상위 트림과 옵션 구성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구매층이 일부 중첩된다. 가격이 높은 대신 6~7인승 선택지가 가능하고, 공간과 편의성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R-V는 디자인보다 실용성과 내구성, 그리고 감성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국산 SUV 중심의 시장에서 틈새를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CR-V, 30년의 유산으로 다시 달린다

1995년 첫 출시된 혼다 CR-V는 도심형 SUV 시장을 연 대표 모델로, 전 세계 150개국에서 누적 1,500만대 이상 판매되며 혼다의 상징이 됐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는 혼다차 중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때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였지만, 국산차에 밀리며 주춤했던 CR-V는 이번 2026년형 부분변경 모델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험로 주행 강화, 감성 디자인, 첨단 사양으로 무장한 트레일스포트 트림은 그 귀환의 신호탄이다.

혼다는 다시 한 번 도로 위에서 CR-V의 존재감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긴장해야 할 복병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