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황금기’인데…”과거의 악몽이 또 다시?”, 전문가들 의견 들어보니

엔비디아 깜짝실적에도 여전한 우려
AI 투자 급증하지만 부채로 진행
닷컴버블과는 다르다는 반박도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과거 닷컴버블의 악몽이 AI 산업에서 되풀이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부채로 진행되는 막대한 AI 투자

블룸버그통신이 20일 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강력한 실적은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업계 전반의 거품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AI 버블 우려의 핵심은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부채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여러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전체 AI 투자액은 약 1419억달러로 전 세계 AI 투자의 62%를 차지했다. 올해는 2090억달러로 전년 대비 42% 급증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 대부분이 부채를 활용해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규모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수익 창출에 성공하지 못하는 AI 스타트업들이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오픈AI는 2024년 매출 40억달러에 비해 운영비용이 90억달러에 달해 심각한 적자 상황이다.

닷컴버블과는 다르다는 반박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AI 붐이 과거 닷컴버블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한다. JP모건 리서치는 “AI는 버블이 아닌 산업 구조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실질적 수익 창출 여부다. 닷컴버블 당시 인터넷 기업들은 아이디어와 성장 스토리만 있을 뿐 실제 매출이나 수익 모델이 부재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현재 AI 핵심 기업들은 다양한 산업에서 실제 매출과 이익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512억달러에 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대규모 설비 투자도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영업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닷컴버블과의 결정적 차이다.

또한 AI 기술의 산업 확산 속도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딜로이트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4년 4기가와트에서 2030년 123기가와트로 3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장기적인 AI 성장 전망이 여전히 견고하고, 기업들이 급증하는 컴퓨팅 수요에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버블 우려를 반박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과열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과거 버블 붕괴처럼 실물경제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