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폰 접은 게 “신의 한 수”…4년 지나니 “보물단지 돼” ‘깜짝’

LG디스플레이, CES서 차량용 OLED로 기술 재도약
스마트폰의 유산이 미래차 핵심 기술로 이어져
글로벌 경쟁 속 존재감 확인되며 기대감 커져

LG디스플레이가 CES 2026 혁신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2021년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축적해 온 기술력을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증명해냈다.

이번 수상 소식은 단순한 전시회 성과를 넘어, 모바일 시장을 떠나며 내재화했던 기술들이 자동차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다시금 빛을 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에 주목받은 듀얼뷰(Dual View) OLED와 UDC-IR OLED는 단일 패널에서 시야각에 따라 서로 다른 콘텐츠를 보여주거나, 카메라를 화면 뒤로 완전히 매립하는 방식을 통해 차량 실내 경험의 물리적 경계를 넓혔다.

그동안 콘셉트 단계에 머물던 상상력이 실제 양산 가능한 제품 기술로 구현된 셈이다.

스마트폰에서 자동차로… 숨은 기술 자산이 다시 빛나다

이 기술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과거 스마트폰 사업 시절부터 이어져 온 흥미로운 연결고리가 발견된다. LG가 오랜 기간 다듬어 온 플라스틱 OLED(POLED), 화면 하단 카메라(UDC) 기술, 그리고 화질 보정 알고리즘 등은 모두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

당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입지를 다지기 어려웠던 모바일 기술들이, 오히려 극한의 온도 변화와 높은 내구성을 요구하는 차량용 환경과 만나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이 산업의 경계를 넘어 예기치 않은 방식으 새로운 쓰임새를 찾아가는 기술의 진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완성차 업계 역시 이러한 기술적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는 추세다. 실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대형·곡면·일체형 디스플레이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하나의 패널로 다양한 기능을 소화할 수 있는 듀얼뷰 OLED는 시장의 요구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또한 화면 뒤에 적외선(IR) 카메라를 숨긴 UDC-IR OLED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할 수 있어, 디자인의 심미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자동차 디자인의 지향점과 일치한다.

치열한 추격전 속에서도 LG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무기들’

물론 시장 환경은 여전히 치열하다. 글로벌 패널 기업들이 차량용 OLED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을 앞세워 거세게 추격 중이다.

그럼에도 LG디스플레이가 주요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업을 지속해서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단단한 제조 노하우와 곡면·대형 패널 설계 능력, 그리고 그룹 내 전장·카메라 계열사와의 유기적인 협업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CES 수상은 이러한 기술적·구조적 기반이 글로벌 무대에서 다시 한번 객관적으로 검증된 계기라 할 수 있다.

과거 스마트폰 시절의 유산이 전혀 다른 산업군에서 새로운 핵심 동력으로 재탄생하는 모습은 기술의 흐름이 단절되지 않고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번 성과를 기점으로 LG디스플레이가 자동차 실내 경험의 혁신을 어디까지 확장해 나갈지, 앞으로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