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풀옵션? “차라리 이 차 산다”…벤츠 E클래스 뺨치는데 가격이 ‘깜짝’

그랜저 풀옵션 예산에서 S90이 경쟁선에 오르기 시작
실내 공간과 주행 감각에서 차급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
국산과 수입 사이, 소비자 선택 기준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대형 세단 시장에서 흥미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을 고민하던 소비자들이 비슷한 예산으로 볼보 S90을 살펴보기 시작한 것이다.

국산 대표 모델과 수입 플래그십이 비교되는 장면은 익숙하지 않지만, 이유를 따라가면 나름의 설득력이 보인다. 과연 무엇이 이런 선택을 이끌고 있을까.

비슷한 예산, 그러나 시작부터 달라지는 ‘차급의 고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가격 구간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최고 사양으로 맞추면 5천만 원 후반에서 6천만 원 초입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S90의 기본 트림이 6천만 원 중반에서 시작한다. 금액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긴다. “조금 더 보태면 차급이 아예 달라지지 않을까.”

실내에 들어가면 차이는 더 선명해진다. S90의 시트는 장시간 운행에서도 허리와 다리를 안정적으로 받쳐준다. 특히 허벅지 앞쪽을 늘려주는 확장 기능은 체형이 큰 운전자에게도 여유로운 착좌감을 만든다.

넓은 2열 역시 가족이나 손님을 자주 태우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요소가 된다. 반면 그랜저는 다양한 편의장비와 다루기 쉬운 구성으로 일상의 편안함을 강조하고 있어 소비자 성향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오디오·내비까지, 실제 사용에서 드러나는 완성도의 차이

주행할 때의 느낌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S90은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갈 때 차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불안하게 움직이는 상황이 적다. 볼보가 오래 유지해 온 강도 높은 안전 테스트 방식이 이런 안정적인 주행감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많다.

운전자 보조 기능도 자연스럽게 작동해 장거리 운전에서 도움이 된다. 그랜저 역시 최신 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스티어링 감각과 세팅 방향이 다르다 보니 체감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이 밖에 오디오 품질이나 내장 내비게이션처럼 운행 중 자주 쓰는 요소에서도 S90은 특유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사운드 설정 폭이 넓고,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않아도 최신 지도를 바로 쓸 수 있는 점이 의외의 편의로 작용한다.

예산은 같아도 선택은 달라진다, 소비자의 마지막 고민

결국 소비자가 고민하는 지점은 한 가지로 모인다. “비슷한 비용이라면 어떤 경험을 선택할 것인가.” 편의장비와 가격 대비 구성을 중시한다면 그랜저 풀옵션이 여전히 강력한 선택지다.

하지만 한 단계 높은 주행 품질과 실내 경험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S90이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중고 시세까지 고려하면 선택 폭은 더 넓어진다.

국산과 수입, 준대형과 플래그십이라는 경계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소비자의 시선은 점점 새로운 쪽을 향하고 있다. 시장의 흐름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