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제2의 테슬라 되나”…한국 기업, 해외서 ‘수백억 잭팟’ 터졌다

한국 자율주행, 60억 들고 중동 진출
UAE, 도시 전체를 자율주행으로 재편 가속
A2Z, 셔틀 전략으로 ‘제2의 테슬라’ 노린다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한껏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만 시험하던 기술이 이제 중동의 도시 한복판에서 첫 실전 무대를 맞는다.

한국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UAE의 AI 기업 스페이스42와 손잡고 아부다비에 합작법인을 세운 것이다.

두 회사가 4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하고 800만 달러 규모의 아부다비 자율주행 프로젝트까지 따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한국에서도 세계 시장을 흔드는 모빌리티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중동이 먼저 움직였다…UAE가 그리는 ‘자율주행 도시’의 속도전

UAE는 도시 전체를 자율주행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두바이는 2030년 대규모 전환을 목표로 하고, 아부다비는 2040년 완전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 정부는 규제, 운영, 데이터 인프라까지 함께 손보며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은 기술 공급을 넘어 이 틀을 함께 구축하는 방식이라 한국 기업에게는 드문 기회다.

지도·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해온 스페이스42와 한국 기술이 만나는 조합은 현지 시장에 자연스럽게 안착할 발판을 만든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전략도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대형 승용차보다는 셔틀과 목적기반 차량에 집중해 왔다. 화려한 완성차 경쟁보다 실제 도시가 필요로 하는 이동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UAE에서 시작되는 시범사업 역시 기아의 PV5로 공항과 주요 시설을 잇는 도시형 셔틀 서비스로 구성된다. 세계 자율주행 업계가 로보택시 경쟁에 몰두하는 사이, 이 회사는 운영 중심의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왔다.

규제가 빠르게 열린 시장…중동이 실험실이 되는 이유

중동의 빠른 의사결정 구조도 가능성을 열어준다. 규제 정비가 유연하고 대규모 프로젝트 실행이 빠른 환경은 새로운 기술이 자리 잡기 좋은 조건이다.

이미 여러 해외 기업이 현지에서 실증을 진행하며 데이터를 쌓아온 만큼, 여기에 한국 기술이 더해질 경우 시너지가 생길 여지도 있다.

물론 ‘제2의 테슬라’라는 표현은 비유에 가깝다. 완성차를 대량 생산하는 테슬라의 모델과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겨냥하는 영역은 도시 기반의 안정적 이동 서비스이며 경쟁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이번 진출은 한국 자율주행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실전 경험을 넓힐 기회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