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도 스마트폰도 아니었다”…삼성, ‘이곳’에서 “1조 잭팟” 터졌다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대형 수주로 주목받아
친환경 전환 속 고부가 선종 수주 확대 흐름 이어져
해양·에너지 협력까지 확장되는 새 기회 열려간다

삼성중공업이 아시아 선주로부터 1조9천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7척을 수주했다.

조선업계가 친환경 규제와 글로벌 경기 변동 속에서 방향을 다시 잡아가는 시점에 나온 소식이라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모이고 있다.

회사는 이미 올해 상선 부문 목표를 넘어섰고, 새 선박은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길게 이어지는 작업 일정은 조선업이 가진 특성과 함께 회사의 수주 기반이 더욱 두터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친환경 전환의 흐름 속에서 되살아난 컨테이너선 수요

이번 수주가 의미 있는 이유는 규모뿐 아니라 시기와 흐름에 있다. 몇 년간 주춤하던 컨테이너선 발주는 최근 글로벌 선사들의 노후 선박 교체 수요와 환경 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이번 선박이 LNG 이중연료 추진 방식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탄소 배출 규제를 맞추기 위해 선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술은 제한적이며, 이 과정에서 기술 신뢰도가 높은 조선사의 우위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삼성중공업이 꾸준히 쌓아온 설계·엔지니어링 역량이 다시 한 번 부각되는 지점이다.

올해 삼성중공업의 수주 구성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LNG선 7척, 셔틀탱커 9척, 컨테이너선 9척, 에탄선 2척, 원유운반선 11척, 여기에 FLNG 예비 계약까지 더하면 총 39척이다.

선종 구성을 보면 하나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LNG선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수주 포트폴리오가 넓어졌고, 셔틀탱커나 대형 컨테이너선처럼 선가가 높은 선박의 비중이 커졌다. FLNG가 본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의 신호도 잡힌다.

변화하는 글로벌 판도 속에서 열리는 새로운 기회

회사가 올해 만들어낸 우세한 흐름은 물량 중심의 확대가 아닌, 수익성이 높은 선종을 전략적으로 확보하는 데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균형 있게 조율하는 접근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외 시장에서 그룹 브랜드보다 기술력과 생산 신뢰도를 바탕으로 경쟁해왔다. 조선업은 이름값보다 실제 성능과 검증된 공정 능력이 우선되는 산업이기에, 회사가 꾸준히 존재감을 유지해 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최근 그룹 차원에서 해외 에너지 협력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장기적으로 조선과 해양 분야에서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길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글로벌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성과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삼성중공업의 수주 흐름은 조선업이 맞이한 변화의 결을 읽게 하는 장면이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이어질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