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천인데 그랜저 사도 되나요?”…계산기 두드려본 직장인들 ‘난리 난 이유’

국산차 가격은 뛰고 소득은 제자리, 연봉별 구매력 격차 커져
그랜저는 연봉 7천부터 겨우 현실권, 1억은 돼야 여유 있는 선택
도로 위 고가 차량 증가는 욕망이 만든 소비 불균형의 단면

국산차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도로 위는 대형 SUV와 고급 세단이 점령했지만, 정작 이를 바라보는 직장인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차량 가격은 급등한 반면 실질 소득은 제자리걸음인 탓이다. 과거처럼 ‘아반떼-쏘나타-그랜저’로 이어지던 생애 주기별 차급 공식은 이미 깨졌다.

이제는 ‘어떤 급을 타느냐’가 아니라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차량 선택의 제1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랜저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 소득별 구매 한계 다시 보기

연봉별 적정 구매력을 냉정히 따져보자. 국내 커뮤니티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연봉별 적정 구매력을 냉정히 따졌을 때 연봉 3천만 원대는 신차 구매가 사실상 어려운 구간으로 받아들여진다.

주거비와 필수 생활비를 제외한 가처분 소득을 고려할 때, 중고 경차나 카셰어링이 경제적으로 타당하다. 연봉 4천만 원대 역시 중고 준중형이나 소형 SUV가 합리적 한계선이다.

신차 구매의 문턱은 연봉 5천만 원대부터 열린다. 이때 비로소 아반떼급이나 소형 SUV 신차를 무리 없이 운용할 수 있다.

가장 논쟁적인 구간은 연봉 6천만 원대다. 중형 세단이나 준중형 SUV 접근이 가능하지만, 많은 이가 꿈꾸는 ‘그랜저’는 여전히 과분한 선택지다.

기본 가격이 4천만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할부 원금과 보험료, 유류비 등 총소유비용(TCO)을 계산하면 가계 재무 건전성을 해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랜저의 현실적 기준선… 소득 7천만 원부터 시작되는 계산

데이터상 그랜저가 ‘적정 소비’의 범주에 들어오는 시점은 연봉 7천만 원부터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거 비용과 미래를 위한 저축을 고려하면 빠듯하다.

연봉 8~9천만 원 구간에 이르러서야 차량 유지비가 월 소득의 적정 비율 내로 들어오며, 연봉 1억 원 전후가 되어야 비로소 그랜저가 ‘부담 없는 선택’이 된다.

그럼에도 도로 위에 고가 차량이 넘쳐나는 현상은 ‘니즈(Needs)’가 아닌 ‘원츠(Wants)’의 결과다. 안전과 편의, 그리고 사회적 체면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가 소득의 제약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소득과 소비 수준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결국 자동차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재가 아니라, 내 삶의 속도와 재무 상태에 맞춘 이동 수단이어야 한다. 고물가와 고금리 시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로 위의 유행을 쫓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내 차’ 계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