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닦은 기술력에 “2조 원 잭팟 터졌다”…글로벌 러브콜에 ‘들썩’

아시아 선주사와 초대형 계약
친환경 선박 기술 인정받아
올해 수주 목표 70% 달성

삼성중공업의 거제 조선소에 또다시 축배가 올랐다. 이번엔 2조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수주 소식이다.

글로벌 조선 업계가 침체 속에서도 삼성중공업만큼은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해온 기술력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2조 원 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성공

삼성중공업이 20일 공시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한 선박회사로부터 컨테이너선 7척 건조 계약을 따냈다. 계약 규모는 1조 9220억 원에 달한다.

이 선박들은 2029년 11월까지 차례대로 완성되어 발주사에 넘겨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으로서는 올해 들어 가장 큰 단일 계약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총 수주액은 69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연간 목표인 98억 달러의 70%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친환경 기술력이 승부수

이번 대형 수주의 핵심 요인으로는 삼성중공업의 친환경 선박 기술력이 꼽힌다. 수주한 컨테이너선들에는 모두 LNG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이 적용된다.

국제해사기구가 강화하고 있는 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2030년부터 시행되는 국제 환경 규제와 유럽연합의 배출권거래제 확대에 따라 선박회사들이 앞다투어 친환경선 도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상선 분야에서 꾸준히 양질의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수주 전략을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내 계획된 해양 프로젝트 계약까지 마무리되면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선사들의 신뢰 확보

삼성중공업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대형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도 또한 자리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선박회사들과 맺어온 장기 파트너십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납기 준수와 품질 관리 면에서 보여준 일관된 성과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해운 시장이 파나마 운하 사태와 홍해 위기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삼성중공업의 생산 능력과 일정 관리 역량은 발주처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조선업계는 삼성중공업이 저가 경쟁 대신 기술 프리미엄에 집중하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가격보다는 장기적인 운영비 절감과 환경 목표 달성에 유리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술력을 앞세운 삼성중공업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