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채 비율 일본 버블기 근접
저출산·고령화 속도 더 빨라
구조개혁 없으면 장기침체 경고

“우리 경제가 여러 분야에서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충격적인 진단이다.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것이다. 한은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내놓은 이번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일본 버블기 수준에 근접한 민간부채
한은의 ‘일본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민간부채 비율이 2023년 207.4%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이 버블경제 절정기였던 1994년의 214.2%에 육박하는 위험한 수준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급락하면서 자산시장과 연결된 부채가 연쇄적으로 부실화됐다.

이로 인해 은행 위기가 발생했고, 생산성이 낮은 부동산업과 좀비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자원배분의 왜곡현상이 나타났다. 약 9000조원의 자산 가치가 증발하며 ‘잃어버린 30년’의 시작점이 됐다.
한은은 “정밀한 거시건전성 규제 운용과 통화정책과의 공조 강화를 통해 부채 비율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보다 빠른 인구절벽 현실
더욱 심각한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 속도다. 한국의 생산연령인구는 2017년부터, 총인구는 202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본보다도 빠른 속도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시기와 맞물려 출산율이 떨어지고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동 투입이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하락했고, 저성장 우려로 물가 하락까지 이어졌다. 디지털 전환 지연으로 생산성 개선도 늦어져 악순환이 반복됐다.
만약 일본이 인구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2010년부터 인구가 줄지 않았다면, 2010년부터 2024년까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과거 성공 전략의 함정
한은은 한국이 기존의 성공 전략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성공 경험이 오히려 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에도 기존의 수직 계열화와 선진국 중심의 시장 전략을 고수했다. 그 결과 한때 세계 1위를 넘보던 산업 경쟁력과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한은은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첨단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또한 “유휴 인력의 생산 참여 확대와 혁신 지향적 교육 투자 강화를 통해 노동력을 양적, 질적으로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력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용 방안과 출산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정 정책에 대해서는 “경기 위축 대응을 위한 적자 재정 이후에는 흑자 재정으로 재정 여력을 복원하는 관행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경기 대응 수단이지 경제 체질 개선 수단이 아니다”라며 “잠재성장률 제고는 구조 개혁을 통해 가능하다”고 명확히 했다.
한은은 마지막으로 “요한 노르베리가 ‘피크 휴먼’에서 말한 것처럼 한 국가의 흥망성쇠는 운명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라며 “일본의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노후화한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우리 경제가 다시 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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