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 심각하다더니”, “여보, 우린 어디로 가지”… 극과 극 상황에 서민들 ‘한숨만’

서울 집값, 한강벨트 중심으로
3주 연속 오름폭 확대하며 불안
지방은 악성 미분양 증가세 지속

서울 아파트값이 강남을 필두로 한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지방 부동산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는 추세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서울과 준공 후에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지방의 극명한 대비가 부동산 시장의 심각한 불균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서울 부동산, 강남 넘어 전역으로 확산 조짐

최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이달 넷째 주, 25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9% 상승하며 3주 연속 오름폭을 확대했다.

특히 성동구(0.59%), 마포구(0.43%), 광진구(0.35%)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나 대규모 단지, 역세권 등 선호되는 곳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거래 가격도 상승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서울 전역의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성대학교 경제·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서울은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정부의 공급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요 상급지 위주로 집값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 시장까지 ‘비상’… 중저가 지역 매물 급감

매매 시장의 불안정은 전세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9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4.2를 기록해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공급 부족 비중이 높다는 의미로, 현재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6·27 대출 규제 이후 성북구, 관악구, 중랑구, 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전세 매물 감소세가 가파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전세 매물 감소율은 30~40%대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을 매수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임대차 시장으로 몰리고, 전세 대출마저 강화되면서 월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며 “공급 부족과 맞물려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방의 ‘눈물’, 악성 미분양 두 달 연속 증가

서울의 활황과는 정반대로 지방 주택 시장은 깊은 침체에 빠져 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공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8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주택은 2만 7,584가구로, 7월 대비 1.9%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악성 미분양 물량의 83.9%는 지방에 집중되어 있다.

전국 전체 미분양 주택 역시 6만 6,613가구로 7월 대비 7.0% 늘어나며 6개월간 이어졌던 감소세가 꺾였다. 수도권이 1만 4,631가구, 지방이 5만 1,982가구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과 지방 미분양 증가라는 극명한 대비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불균형 심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요와 공급의 지역적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서울과 지방 간 부동산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