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서울 집값? “결국 여기까지 번졌다”… 3년 만의 이상징후에 ‘발칵’

서울 아파트 경매 열기 3년 만에 최고조
마용성·한강벨트 웃돈 낙찰 속출
규제 전 매수 서두르는 투자자들

서울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이상 신호가 포착됐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경매 시장까지 과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수십 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보다 최대 25%나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피하려는 투자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당분간 이러한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매시장에도 번진 부동산 광풍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50.2%에 달했다. 총 209건이 경매에 부쳐져 105건이 낙찰된 결과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이 50%를 넘어선 것은 2022년 6월(56.1%)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도 평균 97.3%로 6·27 대출 규제 전인 지난 6월(98.5%)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9월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낙찰률이 3년 만에 50%를 넘어서며 비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광진·동작구 등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감정가를 훌쩍 뛰어넘는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성동구의 경우 9월 경매에 나온 8건의 아파트가 모두 낙찰되며 낙찰률 100%를 기록했다.

비규제지역으로 몰리는 투자 수요

이처럼 경매 시장이 과열되는 현상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성동·마포·동작·광진구는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지 않은 비규제지역이다.

이 지역들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지자, 규제 전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지옥션 집계 결과에 따르면 9월 들어 용산구(106.7%), 성동구(104.4%), 마포구(103.3%) 등 마용성 지역의 구별 평균 낙찰가율은 100%를 넘어섰다.

이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경매의 기본 전제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의 경매 선호 이유와 현 상황

투자자들의 경매 시장 집중 현상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찰이 반복될 경우 최종 낙찰가는 최초 경매가의 80%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한다.

또한 적은 자본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낙찰가의 90%까지 대출해 주는 경우도 있어, 본인 자금이 많지 않더라도 투자할 수 있다.

경매로 취득하는 주택은 원칙적으로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경매 시장 과열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매 시장의 기본적인 이점과는 달리, 최근 서울 경매 시장은 오히려 시세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낙찰가가 나오고 있어 투자 관점에서 본래의 매력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피하려는 투자수요는 계속해서 경매 시장에 유입되는 상황이다.

지지옥션 이주현 전문위원은 “한강벨트의 경매 열기가 최근 동대문구를 비롯한 강북지역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들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도 경매는 허가 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주담대를 사용하지 않으면 실입주 의무도 피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