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은 랠리카인데 97마력 경차급… “파워 버튼도 무덤덤”
성능 그대로, 가격만 오른 ‘배지 마케팅’에 소비자 피로감
크레타·소넷, 기본기 앞세워 반사이익 기대

도요타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소형 SUV ‘라이즈(Raize)’의 고성능 버전인 ‘GR 스포츠’가 공개됐지만, 기대 이하의 스펙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화려한 외관과 달리 파워트레인은 그대로 유지한 채 가격만 높인 이른바 ‘스티커 튜닝’에 그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도요타의 이러한 안일한 상품 구성이 오히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한국 자동차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워 버튼? 장식일 뿐”… 97마력 엔진 그대로 얹은 ‘무늬만 스포츠’
도요타가 최근 공개한 라이즈 GR 스포츠는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고성능 모델이다.

공격적인 범퍼 디자인, 17인치 블랙 휠, 패들 시프트가 장착된 전용 스티어링 휠 등 스포티한 감성을 잔뜩 불어넣었다. 심지어 스티어링 휠에는 ‘파워(Power)’ 버튼까지 달렸다.
하지만 보닛을 열면 실망감이 밀려온다. 최고출력 97마력, 최대토크 14.3kg·m를 내는 1.0리터 3기통 터보 엔진이 그대로 탑재됐기 때문이다.
변속기 또한 다이내믹한 주행과는 거리가 먼 무단변속기(CVT)가 조합됐다. 서스펜션이나 브레이크 튜닝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파워 버튼’은 플라시보 효과를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대차 크레타·기아 소넷… “우리는 기본기부터 다르다”
도요타가 브랜드 이미지만 앞세워 고가 정책을 펼치는 사이, 현대차와 기아는 동남아 시장에서 ‘진짜 성능’과 ‘가성비’를 앞세워 맹추격하고 있다.

라이즈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꼽히는 기아 ‘소넷’과 현대차 ‘크레타’는 체급부터 우위를 점한다. 인도네시아 시장 주력인 현대차 크레타는 1.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15마력을 발휘한다.
라이즈보다 배기량도 넉넉하고 출력도 20마력 가까이 높다. 변속기 역시 반응성이 개선된 IVT를 적용해 주행 질감 면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감성을 입힌 ‘N 라인’을 운영할 때도 서스펜션 세팅을 다듬거나 주행 감성을 차별화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단순히 껍데기만 바꾼 도요타의 행보와 대조를 이룬다.
2천만 원 중반대 가격… 깐깐해진 동남아 소비자, 韓 차로 눈 돌리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한국 차의 승산이 높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라이즈 GR 스포츠의 가격은 약 3억 1,710만 루피아(한화 약 2,5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는 동급 경쟁 모델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현지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GR’ 배지가 붙었다고 해서 더 비싼 돈을 지불할지는 미지수”라며 “오히려 더 넓은 공간과 강력한 출력을 제공하는 현대차 크레타나 기아 소넷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요타가 ‘이름값’에 의존하는 사이, 상품성을 무기로 시장을 파고드는 현대차·기아의 ‘진검승부’가 동남아 소형 SUV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