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증시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이러한 홍콩 증시의 상승세는 최근 금 가격 급등과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을 발표했다.
해당 기술은 서울부터 부산까지 왕복할 수 있는 거리를 기름 넣듯 단 5분 만에 충전하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 기술 발표 직후 BYD 주가는 6% 이상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기술주 잇따른 혁신에 투자자금 몰려
BYD의 배터리 혁신은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중대한 사건이다. 주행거리 470km를 단 5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이 기술이 일반적으로 충전 속도가 느린 것으로 알려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중국 자동차 분석가 조안나 천은 “이 혁신적인 전기차 기술은 BYD 제품 수요를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소식에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5% 가까이 급락했다.
바이두도 AI 기술 혁신으로 주가 상승에 가세했다. 18일 홍콩증시에서 바이두는 10% 이상 폭등했다.
전날 바이두는 추론모델 어니(Ernie) X1과 대규모 언어 모델 어니 4.5를 공개했다. 바이두에 따르면 어니 X1은 딥시크와 성능이 비슷하거나 앞서지만 이용료는 절반 수준이며, 챗GPT-4.5 모델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하면서도 이용료는 100분의 1에 불과하다.
홍콩 항셍지수, 올해 최고 수익률 기록
이러한 기술 혁신에 힘입어 홍콩의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 23%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S&P500이 5%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특히 홍콩H지수(HSCEI)는 전날 9177.80으로 마감해 2021년 10월 이후 40개월 만에 9000선을 돌파했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원은 “홍콩 주식시장의 강세는 정부 정책과 테크 랠리가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과 기술 혁신 지원 정책이 주식시장 모멘텀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차이나 테크 랠리의 동력은 딥시크 효과(혁신기업 부상), 규제에서 육성으로 정부 정책 전환, 제조업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중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변동성이 있겠지만, 테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며 “홍콩 증시는 밸류에이션 매력, 본토 자금 유동성 유입, 달러페깅과 환 헤지 측면에서 본토 증시보다 우월한 환경을 갖고 있다”고 조언했다.
펀더멘털 관점에서도 중국 테크주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가장 높게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금값과 더불어 홍콩 증시의 상승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