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자녀인데 “집안 살림 파산 난다”…새파랗게 질린 부모들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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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1% 증가에 출산율 0.26% 감소
둘째·셋째 출산 시 감소폭 더 커져
학생 수는 줄었는데 사교육비 27조원 기록
Fertility rate for private education
저출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사교육비 / 출처-연합뉴스

“아이 하나 키우기도 벅찬데, 둘이면 집안 살림이 완전히 파산이죠.” 한 워킹맘의 절망적인 한숨이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가 개최한 제37회 인구포럼에서 사교육비가 저출산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 증가할 때마다 합계출산율이 최대 0.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현상이 둘째, 셋째 자녀 출산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증가가 부르는 출산율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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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증가시 출산율 감소 / 출처-연합뉴스

김태훈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가 2009년부터 2023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사교육비가 1% 증가할 때 첫째 자녀의 출산율은 0.175% 감소하는 데 그치지만, 둘째 자녀는 0.451%까지 떨어진다.

특히 셋째 이상의 자녀에서는 그 감소폭이 0.809%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교육비 부담이 다자녀 가정에 더욱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석은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감소한 합계출산율 0.461명 중 26%에 해당하는 0.120명이 사교육비 증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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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 / 출처-연합뉴스

실질 사교육비가 1만원 증가할 때마다 합계출산율은 0.012명씩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동안 실질 사교육비는 9만 9073원이나 증가했다.

끝없이 치솟는 사교육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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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 출처-통계청

통계청이 발표한 초중고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더욱 암울하다.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1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8조원에서 8년 만에 1.5배나 늘어난 규모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같은 기간 학생 수가 609만 명에서 521만 명으로 15%나 감소했음에도 사교육 시장은 오히려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현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5만원에 달한다. 자녀가 둘이면 매달 100만원 이상을 사교육비로 지출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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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55만원 / 출처-연합뉴스

김성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부모의 심리가 사교육비 지출을 증가시켰다”며 “이는 다시 출산율 저하로 이어져 자녀당 사교육비가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법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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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학원가 / 출처-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기존의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태훈 교수는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입시 사교육의 본질이 남들보다 1점이라도 더 받으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적어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 대해서는 심야 교습 규제를 강화하고, 휴일 휴무제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재수생 증가 추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재수로 인한 사회 진출 지연이 결혼 연령을 높이고, 이는 다시 출산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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